
【티후아나(멕시코)= AP/뉴시스 】 25일 티후아나에서 멕시코-미국 국경에 접근했다가 경찰에 끌려나오는 중미 이민. 이 날 캐러밴의 이민 몇명이 미국쪽 국경에 접근했다는 이유로 미군 경비병들이 최루탄을 발사, 이민 행렬의 아이와 여성들까지 큰 고통을 받았다. 5000여명의 이민이 도착한 소도시 티후아나에서는 시장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선언하고 일부를 귀국시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멕시코의 티후아나에서 미국 국경에 접근하고 있는 중미 이민자들의 캐러밴에 대해 미군이 최루탄을 발사, 어린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기침을 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최루가스에 둘러싸여 고통을 받았다.
이 날 미국측 경비병들은 캐러밴의 일부 몇 명이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 울타리에 접근했다는 이유로 최루탄을 마구 쏘아 일대가 최루가스에 둘러싸였다.
온두라스에서 온 여성 이민 아나 주니가(23)는 이민 몇명이 국경의 멕시코 쪽 울타리에 있는 철조망의 작은 구멍을 넓히려고 하는 순간 미군쪽에서 이들을 향해 최루탄을 집중 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살짜리 딸 발레리를 안고 힘껏 뛰어서 도망쳤다며 "우리는 도망쳤지만 달릴 때면 최루가스에 더 질식되기 쉽다"고 AP기자에게 말했다.
멕시코의 밀레니오TV는 이민 몇 명이 국경 철책을 넘으려고 시도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불과 몇 미터 거리의 미국쪽에서는 연말 세일시즌을 맞아 한 할인 쇼핑 몰에 수많은 쇼핑객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이 곳 국경에서는 미국쪽 경비병들이 철야 근무를 하고 있으며 미 국경수비대의 헬기들이 쉴 새 없이 상공을 경비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국경수비대 본부는 트위터를 통해 산 이시드로 관문은 통행이 금지되어 있으며 이 곳을 남북으로 통과하는 양쪽 차선도 모두 통행이 중단되었다고 공지했다.
25일 앞서 수백명의 중미 이민들은 멕시코 경찰이 지키고 있는 국경 남쪽 바리케이드를 쉽게 통과했고 폭력은 없엇다. 일부 이민들은 서로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자고 외쳤다.
이들은 미국이 자기들의 이민 신청을 받아주도록 압력을 넣는 것이 시위목적이라면서 손으로 그려 만든 성조기와 온두라스 국기를 들고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우리는 국제 노동자들이다!"라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 앞에는 플래스틱 시위진압 방패를 든 멕시코 경찰이 두 번째 방어선을 치고 멕시코쪽 세관이민국 건물을 막아섰고 그들 뒤에는 높은 강철벽과 철제 바리케이드가 쳐있었다. 멕시코 경찰은 이민들을 멕시코쪽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최근 캐러밴으로 도착한 이주민의 1진 5000여명은 티후아나의 한 스포츠 경기장 안팎에서 야영을 하고 있지만 미국측은 이민 심사조차 거부한 채 하루에 단 100명 이내의 서류신청만 받아주고 있다.
이민 행렬을 한달 이상 수행했던 한 구호단체의 직원 이리네오 무히카는 이 날 이민들의 국경 접근은 멕시코와 미국 당국에게 이민들에 대한 심사를 촉구하며 이민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시위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후아나 시장은 23일 인구 불과 160만명의 소도시에서 엄청난 이민행렬을 다 받아주고 돌보기 어렵다면서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5일에도 트위터에다 "멕시코가 이민행렬을 우리 남쪽 국경에 도착하기 오래 전에 막아준다면 대단히 똑똑한 것이고, 아니면 원래 그들의 나라에서 막아야 한다. 이건 그들이 어떤 사람들을 자기 나라에서 내쫓아 미국에다가 버리는 짓이다. 이제는 더 이상 안된다"고 올렸다.
멕시코 내무부가 2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10월 19일부터 지금까지 이민을 포기하고 귀국한 중미 출신자 1만1000명 가운데 1906명이 캐러반의 일원이었다. 멕시코는 연말까지 총 10만명을 귀국시키는 것을 목표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