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축제재단 쇄신만이 답이다

2018-11-21 (수) 김철수 사회부 차장
작게 크게
반세기 가까이 해외 한인사회 최대 규모의 축제를 이끌어온 LA 한인축제재단은 요즘 비상상황이다. 지난 10월 초 제45회 LA 한인축제를 치른 후유증 때문이다. 처음으로 시도한 유료 공연이 주변의 우려대로 적자 사태를 가져오면서 이를 주도했던 사무국장이 사퇴했고, 다른 이사들과 알력을 빚던 지미 리 전 회장은 결국 이사회에서 제명 조치가 내려지자 이에 반발하는 등 갈등 양상이 불거졌다.

한인 비영리단체로서 연 100만 달러가 넘는 예산 규모로 운영되는 축제재단은 지난 50여 년간 명실공히 해외 지역 한인 축제를 대표하고 한류를 이끈 문화 전도사이자 한국 지자체와 현지 한인들의 오작교 역할을 하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이사회가 삐걱거리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분규 단체로 지정되는 등 위상이 크게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현 회장단은 20만여 달러에 달하는 올해 축제의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자구책을 강구하는 한편 철저한 감사를 진행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입장이다. 또 새로운 피 수혈을 통한 이사회 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축제재단이 위상을 재정립하고 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조갑제 회장, 배무한 이사장, 최일순 이사 등 현 이사진은 정족수를 채우기도 어렵기 때문에 재단은 우선 새로운 이사 영입을 서둘러야 한다.

2만 달러에 달하는 입회비를 내고 재단 이사로 가입할 인물을 찾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타 단체들이 흠 잡을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갖춘 차세대 이사를 영입하기 위해 재단 이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재단 이사회는 축제 재단 업무의 연속성을 위한 사무국 중심의 축제준비 및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이사회 내부 갈등으로 사무국 국장을 비롯해 직원들의 퇴사 및 이직률이 높아 재단 업무 자체의 연속성이 단절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재단 이사들은 편가르기 및 감투 싸움을 중단하고 축제 정상화를 목표로 봉사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일부 전직 회장들은 연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사들 간 편을 나누며 반대파 이사를 제명시키거나 재단 예산을 함부로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3명의 이사만 남은 축제재단은 더 이상 갈등과 반목의 전철을 밟지 말고 재단의 정상화와 내년 제46회 한인축제의 성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봉사정신을 증명해야 할 때다.

현재 축제재단은 위기상황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재단은 재정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고 한인사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쇄신과 새로운 리더십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김철수 사회부 차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