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G 금메달 자존심 못 지켜줘 참담했다”

2018-11-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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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메달 어렵지 않다던 국회의원 발언에 사퇴 결심

▶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지만 불공정 특혜는 없었다”

“AG 금메달 자존심 못 지켜줘 참담했다”

선동열 감독이 대표팀 감독 사퇴를 밝히는 입장문을 읽고 있다. <연합>

선동열 한국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이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선 감독은 14일 정운찬 KBO 총재와 면담을 통해 사퇴를 통보한 뒤 바로 기자회견에서 사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감독 사퇴를 공식화했다.

선 감독은 입장문에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이었음에도 변변한 환영식조차 없었고, 금메달 세리머니조차 할 수 없었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 수도 없었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면서 “그때 저는 결심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병역 특례 논란과 관련해 시대의 비판에 둔감했던 점을 재차 사과하면서도 “선수 선발과 경기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며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선 감독은 또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그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데 한몫 했다고 덧붙였다. 또 “국제대회가 항상 있지 않는 상황에서 전임감독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국정감사장에서 밝힌 정운찬 KBO 총재에 대해서도 “전임감독제에 대한 총재의 생각, 비로소 알게 됐다”며 “저의 자진 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는다”고 날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한국 야구대표팀의 사상 첫 전임감독으로 취임한 선 감독은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으나 일부선수들의 병역 기피논란과 대표팀 선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축하는커녕 질타의 대상이 됐다. 선 감독은 “병역 혜택을 고려하지 않고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추렸고, 소신껏 뽑았다. 대표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불공정,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여론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로 인해 국정감사장에까지 불려나가야 했고 국정감사장에서 손혜원 의원으로부터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과하거나 사퇴하세요”라는 말까지 듣자 사퇴 결심을 굳혔다. 특히 정 총재가 국정감사에서 “현장이 아니라 집에서 TV를 보고 대표선수를 뽑은 것은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공개적적으로 답하고 “개인적으론 전임감독이 필요없다고 본다”고 말한 것도 그에게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입장문 발표에 앞서 정 총재와 면담한 자리에서 정 총재가 도쿄올림픽까지만 맡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하며 방문까지 막고 그를 설득했으나 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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