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학원 시설 독자 운영할 것… 간섭 마라”

2018-11-15 (목)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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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사회 제시 뿌리교육센터 건립안 비공개 논의

▶ 이사들 “잘못 없다” 강변… 퇴진 요구 거세질 듯

“한국학원 시설 독자 운영할 것… 간섭 마라”

14일 열린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에서 이사들과 참석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윌셔사립초등학교 폐교 사태에 따른 학교 시설 활용 방안으로 뿌리교육을 위한 센터 건립안이 한인사회 합의로 제시된 가운데 이를 논의하기 위한 한국학원 이사회가 14일 뒤늦게 열렸으나 이사들이 독자 운영 원칙만을 고집, 한인사회 합의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나섰다.

특히 윌셔사립초등 폐교 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이 있는 한국학원 이사진이 이같은 책임 문제를 회피함에 따라 현 이사진을 모두 퇴진시키고 한인 커뮤니티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재건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남가주 한국학원 운영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한인사회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5시30분 남가주 한국학원 도서관에서 열린 이사회에는 심재문 이사장과 정희님 전 이사장, 제인 김, 김덕순, 김정혜, 조희영, 이규성 이사, 그리고 당연직 이사인 박신영 교육영사 등 8명이 참석했으며, 김정희, 이정수 이사 등 2명은 불참했다. 또 LA 총영사관에서는 황인상 부총영사가 나와 이사회 측에 한인사회 합의안을 설명했다.


윌셔사립초등학교 폐교 이후 지난 8월 공청회에 이어 10월 초 LA 총영사관저에서 열린 한인사회 주요 원로 및 주요 단체 대표자 간담회에서 홍명기 M&L 재단 이사장과 김완중 LA 총영사를 비롯한 한인사회 대표들이 모여 윌셔사립초등학교 시설을 차세대 뿌리교육센터로 개발하자는 합의안이 도출됐으나, 한국학원 이사회는 심재문 신임 이사장의 부재를 이유로 이사회 일정을 계속 연기하다 한 달 반여 만에 이사회를 연 것이다.

그동안 LA 총영사관은 한인사회의 의견을 종합해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측에 ▲윌셔사립초등학교 시설의 임대 방안을 철회하고 ▲한국학원 이사회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는 주말 한국학교 운영만 맡도록 하며 ▲뿌리교육센터 건립 등 윌셔초등 시설 활용 방안은 한인 커뮤니티에서 구성될 재건위에 권한을 위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이날 이사들은 이에 대한 비공개 논의에 앞서 가진 공개 회의에서 한인사회 원로와 커뮤니티 대표자 및 LA 총영사관의 해결안 제시에 거부감을 나타내며 이사회 독자 운영만을 고집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이날 조희영 이사는 “지금까지 학교를 잘 이끌어 왔고 한인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다. 독자적으로 학교를 이끌어 갈 수 있게끔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시길 바란다”며 독자 운영을 고집했고, 정희님 전 이사장도 “뿌리교육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왔는데, 한인사회에서 우리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몰아가니 매우 힘들다”고 말하는 등 상당수의 이사들이 그동안의 윌셔사립초등학교 부실 운영에 대해 책임진다는 의식과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여전히 안이하게 상황을 보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남가주 한국학원 문제와 관련해 오는 16일 정오 LA 한인회에서 타운홀 회의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날 이사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이사회 입장을 정리해 추후 총영사관에 통보하겠다고 밝혀 그 내용에 따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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