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GM ‘감원태풍’ 온다

2018-11-13 (화) 박성호·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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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베라 GM CEO, 한국 GM에 이메일

▶ 인원감축 요구 파장

한국 GM ‘감원태풍’ 온다

한국 GM에 이메일을 보내 인원감축을 요구한 메리 베라 GM 회장. [AP]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한국 GM에 인원감축을 요구했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배라 회장은 한국 GM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근속 12년이 넘은 사무직 직원과 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GM은 희망퇴직 대상자들에게 별도의 퇴직 관련 절차와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라 회장은 이메일에서 자발적 구조조정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비자발적인 조정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희망퇴직자 수가 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면 강제적인 구조조정도 불사하겠다는 엄포로 보인다.

그는 “희망퇴직 인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정리해고(involuntary program)를 실행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GM은 지난달 말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등 북미지역에서 1만8,000명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올해 초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대규모 인력감축을 겪은 한국 GM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이번 인력감축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GM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GM 고위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법인들에 감축할당 인원이 떨어진 상태”라며 “미래 투자를 위해 본사가 결정한 사안이라 설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배라 회장이 한국 GM에 보낸 이메일에는 한국 시장 철수를 암시하는 내용도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이메일에서 “우리는 심각한 기술, 경제, 규제의 어려움에 빠져 있고 이런 변화는 우리 손을 벗어난 일(beyond our control)”이라며 “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시장(underperforming markets)에서 철수(exiting)하는 것은 가능한 일(within our control)”이라고 적시했다.

한국GM이 인력감축 등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당장은 아니라도 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성호·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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