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임포스터 증후군 환자?

2018-11-13 (화) 김민성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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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임포스터 증후군 환자?

김민성 / 내과 전문의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과 광양자설, 광전효과 등 현대 물리학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훌륭한 과학자이며, 아마도 근현대사를 통틀어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유명한 과학자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런 아인슈타인은 본인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물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나의 의과대학 동문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그녀는 좋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레지던트 과정을 거쳤으며 전임의 과정까지 졸업한 뒤에 내분비내과 부교수로 임용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별로 뛰어나지 않은 의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임포스터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임포스터 증후군이란, 어떤 개인이 사회적, 제도적, 대외적으로 이뤄낸 훌륭한 성과의 증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이 별 가치가 없고, 또 자신은 능력이나 자격이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에 대해서 지식이 부족하다거나, 기술이 부족하다거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만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라고 생각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것이 의학적으로 연구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우리가 겸손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유교적 문화배경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또는 한국인의 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으로 장유유서나 남존여비 사상에 영향을 받아서 그것에서 기인한 사회현상이 개인으로 투영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겸손하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겸손할수록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옛 속담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도 있듯이, 유교적인 문화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긴다. 이러한 겸손이 얼마나 심해질 때 그것이 임포스터 증후군이 되는 것일까?

이것을 정의하자면,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저평가로 인해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것은 더이상 겸손이 아니라 임포스터 증후군이 되는 것이다.

굳이 의학적인 용어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항시 겸손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또 그러면서도 자기자신의 가치나 의견에 대한 자존감을 잃어버리지는 않아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문의 (213)352-1223

<김민성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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