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자 가정을 주인공으로 삼은 히트작 ‘김씨네 잡화점’에서도 신앙은 중심을 차지한다.
한인 이민 가정을 주인공으로 삼은 드라마가 인기몰이 중이다. 바로 넷플릭스에서 방송되고 있는 ‘김씨네 잡화점’(Kim’s convenience)이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유료 채널이지만 공중파 방송을 따돌릴 만큼 디지털 시대의 상징적인 방송으로 등극했다. 특히 디지털 방송에 익숙한 젊은층 사이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기독교 신문인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는 5일 “‘김씨네 잡화점’은 그저 평범한 가족 시트콤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특집을 보도했다. ‘김씨네 잡화점’이 시즌1에 이어서 연달아 히트를 치면서 장문의 기사를 게재해 기독교적 코드를 점검한 것이다. ‘김씨네 잡화점’은 캐나다 스크린 어워드에서 6개의 상을 수상했고 베스트 코미디시리즈 상과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김씨네 잡화점’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인 이민자 ‘미스터 김’과 아내 그리고 딸과 아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한인 1.5세 인스 최(한국명 최인섭)가 오리지널 극본과 공동제작을 맡고 아버지 역할은 폴 선형 리, 어머니 역은 진 윤, 딸은 앤드리아 방 등 한국계 배우가 연기하고 아들 역은 중국계 시무 류가 맡고 있다.
처음에는 인스 최가 토론토에서 연극 무대에 올린 것이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CBC가 2016년부터 TV시트콤으로 제작해 방영했다. 이제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되면서 지난 9월부터 한국 넷플릭스에서도 서비스 되고 있다.
인스 최는 이 작품을 애초부터 드라마 각본으로 썼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어 연극으로 선보였다가 히트를 터뜨렸다. 시즌 1에 이어서 시즌 2가 방영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시즌 3 방송이 확정돼 현재 제작 중이다.
CT는 ‘김씨네 잡화점’이 “영어 액센트, 문화, 편견, 신앙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주류 사회가 불편해 하는 상황을 정직하게 직시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주인공 역의 배우 폴 선형 리가 인터뷰를 통해 “영어 액센트는 웃기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면서 “극중에서 ‘미스터 김’은 웃음을 자아내는 스테레오타이프 아시안이 아니라, 캐나다에서 인생을 개척해 가는 한국인 이민자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자 인스 최는 ‘김씨네 잡화점’은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의 예화를 바탕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의 삶에서 기독교 신앙은 중심적 역할을 한다.
인스 최는 신학대학원을 다녔고 친척 중에는 목사도 여러 명 있을 만큼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했다. 그는 신학교 재학 중에도 구약학 강좌에서 리포트를 제출하는 대신 1인극을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김씨네 잡화점’에서도 “기독교는 개인과 가족, 모임을 형성하는 특별한 통로이며 주인공 ‘미스터 김’이 열심히 출석하는 교회는 한국 문화를 누리고 사회적 관계망의 핵심을 이룬다”고 CT는 분석했다.
또 “영국인과 프랑스인의 영어 액센트는 고상하다고 여기면서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의 액센트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지적하면서 다른 문화와 다양성을 불편하게 여기는 태도를 꼬집었다.
아울러 “천국은 ‘김씨네 잡화점’에 나오는 캐나다 동네처럼 각양각자에서 서로 다른 인생을 살다 온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라며 “이 땅에서 진짜 다양성을 축하하고 향상시키는 일이 얼마나 편하게 느껴지느냐에 따라, 권능과 함께 하는 게 얼마나 편하게 느껴질 것인가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