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화 혜택 못 본 빈곤층 불만, 중국으로 향하게 해”

강연하는 토마 피케티 교수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세계적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공세가 무역전쟁보다는 계급투쟁에 가깝다는 진단을 내렸다.
피케티 교수는 (현지시간)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계급 간 불평등 문제를 감추고자 중국과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안해 낸 정치적 전략에 불과하다"며 "무역전쟁이 문제라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급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 진정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인하하는 등 대기업과 부유층에 유리한 경제 정책을 펴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피케티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이 외부의 위협인 '중국'을 이용해 빈곤층의 눈길을 돌리고 지지를 얻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포퓰리즘 정치를 하는 리더에게는 쉬운 해결책이 있다"며 "세계화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빈곤층에게 '외국인 노동자가 비난받아야 한다. 다른 나라가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한다. 중국이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피케티 교수는 "언제나 외부에서 비난의 대상을 찾을 수 있지만, 이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는 감세나 보호주의 무역정책 등이 빈곤층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늘려 공공의 부를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이것이 급진 좌파만의 생각이라고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