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쇼, 에이스 위용 보여줄까

2018-10-12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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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밀워키와 NLCS 1차전 선발 출격,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통념 떨칠 기회

▶ 오후 5시, TV- FS1

커쇼, 에이스 위용 보여줄까

12일 NLDS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는 클레이튼 커쇼가 다저스테디엄에서 마지막으로 몸을 풀고 있다. [AP]

커쇼, 에이스 위용 보여줄까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격돌하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가 12일 오후 5시(LA시간, TV-FS1) 밀워키 밀러팍에서 시작되는 1차전부터 월드시리즈 진출권이 걸린 운명의 7전4선승 승부에 들어간다.

12일 시리즈 개막전에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선발로 등판한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류현진에서 개막전 선발 영예를 내줬던 커쇼는 대신 2차전에서 8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호투로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고 NLCS에서는 다시 개막전 선발 영예를 되찾았다. 막강 불펜과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밀워키를 상대로 다저스의 가장 확실한 무기는 선발진의 우세이기에 다저스가 이번 시리즈에서 승리를 잡으려면 선발투수들이 가능한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의 소모를 막아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커쇼가 1차전에서 밀워키 타선을 봉쇄해준다면 시리즈의 초반 분위기를 다저스 쪽으로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커쇼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징크스에 시달려온 선수다. 역대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라는 그의 명성에 비하면 그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사실 초라한 수준이다. 그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총 25경기(선발 20경기)에서 8승7패, 평균자책점 4.08에 그치고 있다. 승률 0.533이나 4점대 평균자책점은 그의 정규시즌 통산 승률 0.689(153승69패)과 통산 평균자책점 2.39에 비교할 때 전혀 커쇼답지 못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커쇼가 플레이오프 경기마다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번 애틀랜타와 2차전처럼 잘 던진 경기도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평소 커쇼의 높은 스탠다드와 비교하면 웬만큼 잘 던진 정도로는 성에 차기 힘들 뿐 아니라 실제로 시리즈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허무하게 무너진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커쇼의 플레이오프 고전은 팬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당장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커쇼는 첫 4차례 선발등판에서 3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2.96의 좋은 피칭을 보였다. 그중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동안 볼넷없이 삼진만 11개를 쓸어 담으며 3안타 1실점만 내준 ‘명품 피칭’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그는 2승2패로 시리즈의 운명이 걸린 5차전에서 4.2이닝동안 6실점으로 무너져 다시 한 번 “커쇼는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최종 7차전에서 그는 선발 등판 후 사흘 만에 다시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투혼을 보였음에도 다저스가 결국 패하면서 빛이 바랬고 단지 그의 5차전 실패만이 팬들의 뇌리에 뚜렷하게 각인됐다. 그에 앞서 지난 2015년 시카고 컵스와의 NLCS 최종 6차전(5이닝 5실점) 패배와 2013년과 2014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당한 패배 등도 그의 포스트시즌 실패의 뼈아픈 사례들로 남아있다.

그런 커쇼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악몽의 징크스를 떨쳐내야 할 또 한 번의 기회다. 그동안 커쇼의 포스트시즌 고전의 이유로는 다저스가 그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다저스가 커쇼의 대한 의존도를 상당히 낮춘 느낌이다. 디비전시리즈에서 그를 2차전으로 돌리고도 류현진을 앞세워 1차전을 셧아웃 승리로 따낸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 분위기가 커쇼에게도 과거 포스트시즌의 악몽을 시원하게 씻어내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실 다저스로선 커쇼가 커쇼다운 모습을 보여줘야만 우승찬스가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다른 선수들이 잘해준다고 해도 커쇼가 또 무너진다면 30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꿈도 이뤄내기 힘들 것이다. 다저스 팬들은 포스트시즌에도 진짜 커쇼를 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과연 커쇼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명예회복의 반전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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