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갤런당 22센트 ‘정체 모를 수수료’, 가주 개스값 왜 이렇게 비쌀까

2018-10-12 (금)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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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생산가도 높지만 추가로 붙는 수수료

▶ 주정부, 철저조사 시급

갤런당 22센트 ‘정체 모를 수수료’, 가주 개스값 왜 이렇게 비쌀까

개스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1일 LA 한인타운 내 한 주유소의 최고가가 갤런당 4.1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다 최근 LA 다운타운으로 이사를 온 한인 류모(31)씨는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하는 개스값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직장의 특성상 차를 타고 외부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 한 달에 지불하는 개스값만 100달러가량 늘어난 것. 류씨는 캘리포니아 개스값이 버지니아보다 비쌀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개스값은 다른 주와 비교해서 왜 유독 비쌀까? 그 답은 세금, 개솔린 생산가, 의문의 수수료 등에 있다.

11일 LA타임스는 UC 버클리 경영대 하스에너지 연구소의 세브린 보렌스타인 교수의 기고를 통해 캘리포니아 주의 운전자들이 지불하는 개스값이 다른 주의 평균 개스값 보다 갤런당 약 80센트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보렌스타인 교수는 ▲지난해 주정부가 교통인프라 개선 기금마련을 위한 갤런당 12센트 개스세 인상을 비롯해 ▲높은 탄소세 ▲높은 정제 비용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cap-and-trade program) 등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 운전자들이 타주 운전자들 보다 훨씬 높은 개스값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렌스타인 교수는 지난 2015년 2월 토랜스 정유공장 화재 사고 이후 평균 2~12센트에 불과했던 개스 수수료가 2016년 29센트, 2017년 27센트, 2018년 22센트를 기록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의문의 수수료’라고 칭했다.

그는 “엄격한 환경보호 기준, 높은 생산가, 개스세 등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는 여느 주보다 개스값이 비싼데, 이외에도 캘리포니아 주의 개스값에는 갤런당 22센트의 추가적인 ‘의문의 수수료’가 붙는다”며 “수년간 이 의문의 수수료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지만 실패했을 정도로 꽁꽁 봉인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토랜스 정유공장의 생산이 재개된 이후에도 의문의 수수료는 줄어들지 않았는데, 보렌스타인 교수는 “캘리포니아 주의 정유소들이 자체적으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거나, 주유소와 장기간 계약 맺기 때문에 개스값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며 “의문의 수수료에 대한 주정부의 철저한 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문의 수수료 22센트는 추가된 개스세 12센트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금액”이라며 “오는 11월 선거에서 개스세 인상 철회안(발의안 6)에 열을 올리기보다 이 의문의 수수료에 반기를 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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