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월드컵 4강전 리매치가 쓸쓸하겠네”

2018-10-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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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크로아티아, 내일 관중 없는 구장서 충돌

▶ 크로아티아, 3년전 UEFA 징계로 인해 무관중 경기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가 오는 12일 크로아티아 리예카에서 맞붙는다. 지난 7월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월드컵 준결승 경기로 격돌했던 양팀이 거의 꼭 3개월 만에 치르는 리매치다.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인 양 팀의 대결은 크로아티아가 연장전 끝에 2-1로 승리햇던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의 재대결로 이번 A매치 기간 중 전 세계에서 펼쳐지는 경기 중 첫 손 꼽히는 빅게임이지만 정작 이날 관중석은 텅 빌 예정이다. 크로아티아에 대한 UEFA의 징계 때문에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가 징계를 받은 것은 무려 3년 전인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의 유로 2016 예선경기가 열린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스테디엄 그라운드에 경기 전 크로아티아 팬들이 난입, 잔디 위에 나치 문양을 새겼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를 치른 크로아티아는 UEFA로부터 승점 1점 삭감과 홈 2경기 무관중 중징계를 받았다.


크로아티아는 그해 10월 불가리아와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렀고, 이후 3년간은 홈에서 UEFA 주관 경기가 열리지 않았기에 3년 만에 축구종가 잉글랜드와의 네이션스리그 격돌이라는 빅게임에서 두 번째 무관중 경기를 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으로 축구 열기가 한껏 높아진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후 처음 열리는 안방 A매치를 무관중으로 치르는 굴욕을 맛보게 한다.

이번 무관중 경기는 잉글랜드와의 빅게임을 볼 기회를 놓친 크로아티아 팬들은 물론 잉글랜드 팬들에게도 안타깝기 짝이 없는 소식이다.

모처럼 안방에서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싶었던 크로아티아 축구 팬은 물론 축구 열기가 뜨거운 잉글랜드 팬들에게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최대 500명의 잉글랜드 팬이 경기장 입장이 불가능함에도 불구, 여전히 응원을 위해 크로아티아로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UEFA 징계가 이 경기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지난 1월 네이션스리그 대진이 결정된 이후에 발표된 탓에 이미 많은 잉글랜드 팬들이 크로아티아행 비행기편을 예약한 후였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역사상 988번째 A매치인 이날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질 사상 첫 번째 A매치이기도 하다. 2011년 이후 잉글랜드 A매치를 단 한 경기도 놓치지 않았다는 팬 제임스 멍크스(25)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후 165㎞ 떨어진 리예카까지 친구 3명과 함께 175파운드(약 230달러)를 내고 택시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BC에 “그라운드 안에서든 밖에서든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을 한번 찾아보고 싶다”며 “운이 좋으면 볼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관중은 입장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개미 한 마리 없는 곳에서 치러지는 것은 아니다. 이날 경기장엔 취재진 150명과 중계인력 50명, 양 팀 관계자와 UEFA 관계자, 보안요원, 자원봉사자 등까지 500명가량이 있을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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