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의 특별계좌 기금 주식투자 안된다” 한목소리

2018-10-11 (목)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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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만8천달러 한인은행 주식투자 제안에, 이사들 “있을 수 없는 일”강력 반발

▶ ‘4.29 폭동 망령’‘투자 안된다’지적, 이사들 반대의사 표시 달라진 분위기

LA 한인상공회의소의 특별계좌 기금 28만8,000달러의 투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져 향후 기금운용이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공금의 투자얘기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4.29폭동 기금, 교회의 주식투자 논란 등의 망령이 또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우려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역대 상의회장단이 운영비로 쓰고 남은 기금을 별도로 관리해온 특별계좌에 있는 28만8,000달러를 하기환 회장이 한인은행 주식에 투자를 해서 기금을 불리자고 제안한데서 시작됐다.


원래 이 기금은 상의 단독 건물의 구입이나 건설을 위해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상의 10월 정기이사회에서 하 회장은 이 특별계좌 기금 운용방안을 제안하면서 그동안 신세진 한인은행에 도움을 주고, 이익 배당시 수익도 기대할 수있으며, 기금이 회장에 의해 전용되는 일을 사전에 막기위해 특별계좌 기금을 한인은행 주식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이 나오자 많은 이사들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 이사는 기금의 주식투자안과 관련, “그동안 과거 회장들이 어렵게 모아 온 기금인데 한인은행 주식에 투자해 이익을 남기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 기금 안에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들어 온 기금도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사는 “비영리단체인 상의가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정당하지 않다”며 “특별계좌 기금은 당연히 커뮤니티를 위해 써야 한다”고 말하며 주식 투자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한 커뮤니티 관계자는 “4.29 폭동기금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투자인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인은행 주식투자를 제안하는 것은 고려할 여지도 없다”며 “더구나 은행주식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이 때에 주식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는 회장단의 제안에 젊은 이사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대의견이 개진돼 과거에 회장단 주도로 통과되던 의례적인 이사회 결의와는 판이한 모습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일부 반론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생각했던보다 컸다”고 말했다. 이사들의 강한 반발이 나오자 회장단은 이 안건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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