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8년 금융위기 다 끝났을까?

2018-10-03 (수)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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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년 엘리자베스 여왕 1세 시대 캐나다의 뉴펀들랜드에서 신대륙 최초의 영유권을 선포하면서 대영제국은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은 1880년대 빅토리아 여왕 때 최고의 정점을 찍었다. 이때 세계 육지 면적의 1/4과 인류의 1/5을 속령으로 삼았다고 위키피디아는 전한다.

그런 대영제국이 세계 제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제국주의 체제의 기초인 경제적인 독립성이 파괴되고 2차 대전 중 동양함대가 괴멸하면서 제해권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그로 인해서 1947년 대영제국 최고의 식민지였던 인도가 독립을 하였고 사실상 제국주의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영제국 364년 만에 그 자리를 과거 식민지였던 미합중국에게 넘겨 주게 되었다. 1차 대전은 제국주의 겨울의 시작이었고 2차 대전은 겨울을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두 번에 걸친 세계 대전의 원인은 사실상 경제적인 이해관계라고 학자들은 해석한다. 현상은 여러 민족과 국가 간의 동맹과 연합이 감정적인 폭발로 일어난 것이지만 본질은 자신들의 식민지 지배권을 놓고 대립하고 또한 산업발전으로 만들어진 과잉생산을 조절하지 못하고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이념으로 서로 대립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결국은 누가 더 큰 빵을 가질 것인가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전 세계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유럽은 더 이상 제국의 능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시대는 미국의 시대다. 과거 대영제국이 하지 못했던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와 전 세계 무력을 다 합친 것 보다 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미국의 시대다. 그런 미국이 2008년 금융대란을 겪으면서 전 세계 앞에 미국의 허점을 드러냈다. 미국의 강점은 세계화폐인 달러인데 그것 믿고 무지막지하게 달러를 찍어 남발했다는 것이 약점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나라다. 그래도 가장 잘 사는 나라다. 미국 건국 242년이던 2008년 미국 발 세계 금융위기 10년이 지났다. 당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5년 동안 3조6,000억 달러를 찍어서 풀고 두 개의 모기지 회사를 국유화하고 리먼 브라더스를 해체했다. 10년이 지났다. 그럼 다 해결이 되었을까? 희한한 것은 엄청난 물가인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3조6,000억 달러의 돈은 시중에 풀리기보다 대기업들에게 지원이 되었고 대기업들은 종잇조각이 된 자사의 주식을 매입하는데 대부분 사용했다.

생산 시설에 투자된 것도 아니고 연구개발비로 투자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많은 달러를 풀었지만 상당수의 중산층들은 몰락했다.

지금 너무 많이 풀린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서 연준이 이자율을 올리기 시작하자 유동성 자금이 부족한 중남미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리고 유럽도 독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2% 미만의 저성장에 허덕이면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금 전 세계 부채가 2000년 87조에서 3배가 늘어난 247조 달러가 되었다. 모든 나라가 빚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이 빚이 점점 늘어나고만 있지 갚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은 지속적으로 이자율을 올려 너무 많이 풀린 달러를 수거 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전쟁을 선포하고 중국과 1차전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활황이라고 하는 데 바닥 경제는 고통이다. 여기에 통상전쟁의 여파가 연말 쯤 부터 나타나면 물가는 뛸 수밖에 없다. 무엇이든 전쟁은 반드시 후유증을 만들기 마련이다.

2018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 민주 모두 경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안을 준비하는 공약이 없다. 그냥 좋다고만 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겨울을 알리는 서리였고 이제 우린 그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 있을 수 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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