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원행 스님(65)이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원행 스님은 (이하 한국시간 기준) 2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선거인단 318명 중 315명이 참여한 가운데 원행 스님은 235표를 얻어 총무원장이 됐다. 전체 선거인단 73.8%가 원행 스님을 지지한 셈이다.
이번 선거는 애초 4명이 후보로 등록했으나 지난 26일 혜총 스님, 정우 스님, 일면 스님 등 나머지 후보 3명이 집단 사퇴하면서 원행 스님 단독 후보로 선거가 치러졌다.
설정 스님의 중도 퇴진으로 총무원장이 궐위 상태여서 원행 스님은 당선증을 받고 곧바로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는 다음 달 2일 인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원로회의에서는 출석 인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인준된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종단을 대표하고 종무행정을 총괄하는 자리이다. 전국 25개 교구본사를 비롯한 3천여개 사찰을 관리하며 총무원 임직원과 각 사찰 주지를 임면한다.
또한 종단과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 특별분담사찰과 직영사찰 등 중요사찰의 예산 승인권과 조정권 등을 가진다.
원행 스님은 1973년 혜정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1985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제11~13대·16대 중앙종회의원,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 회장, 금산사 주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중앙종회 의장 등을 지냈다.
조계종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원행 스님은 일찌감치 이번 선거 유력 후보로 꼽혔고, 종단 내 주류 세력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행 스님은 신임 총무원장으로서 조계종이 처한 심각한 위기와 갈등을 해소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조계종은 설정 스님 퇴진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었고, 총무원장 선거에 함께 나선 후보 3명은 선거 과정에서 등을 돌렸다.
불교계 재야단체와 설조 스님 등은 선거 중단과 직선제 전환 등을 요구하며 신임 총무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원행 스님은 이러한 분열을 극복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종단의 혁신도 이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맡게 됐다.
원행 스님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종단과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부대중의 공의를 적극적으로 수렴해 총무원장 직무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