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직업윤리 저버린 보험에이전트 사기

2018-09-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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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유형의 보험사기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인 보험에이전트 부부가 생명보험 사기로 100만달러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전격 체포돼 층격을 안겨주고 있다. 당국이 밝힌 이들 부부의 대담한 범행수법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부부는 남편의 고객정보를 이용해 불치병에 걸린 한인을 가입자로 내세운 후 아내가 이 한인의 조카, 그리고 여동생인 것처럼 수혜자로 꾸며 3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물론 보험회사에 가입자의 병력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부부의 사기행각은 고객들을 보호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써야 할 전문지식을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는 데 악용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아주 나쁘다. 보험에이전트는 보험회사와 고객 사이를 연결해주는 안내자이다. 고객은 충분한 보험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에이전트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신뢰는 에이전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에이전트들이 넘쳐나면서 일부 에이전트들의 부도덕한 일탈행위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가장 흔한 형태의 에이전트 사기는 ‘프리미엄 포케팅’이다. 보험회사로 가야할 보험료를 자기 주머니에 넣는 것이다. 고객에게 불필요한 보험을 팔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보험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에이전트와 고객 사이의 ‘정보 비대칭’은 언제든 에이전트에 의한 사기가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미국에서 매년 보험사기로 빠져나가는 돈은 연간 800억달러에 이른다. 보험회사들이 지급하는 보험금 가운데 5~10%는 사기에 의한 지출로 추산된다. 이렇듯 보험사기는 보험료를 올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에이전트에 의한 사기는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고객들에게 금전적 손실을 입히고 크레딧까지 망가뜨린다. 뿐만 아니라 보험에이전시 전반에 대한 불신까지 초래할 수 있다.

한인부부의 사기 행각은 당국의 끈질긴 수사로 범행 3년 만에 들통이 났다. 성실한 대다수 에이전트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당국은 단속을 한층 더 강화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 부부 에이전트는 보험사를 속였지만 이런 에이전트가 평소 얼마나 정직하게 고객서비스를 했을지 의문이다. 고객들 또한 보험약관 내용을 확실하게 숙지하고 보험료 이동 내역을 꼼꼼히 살피는 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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