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셀러 위주 시장서 조정국면으로 전환” 한인 부동산전문가 좌담회

2018-09-24 (월) 정리=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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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3분기가 ‘피크’ 렌더들도 보수적 돌변

▶ 연평균 6~10% 오르던 가격 2~3%로 낮아져

“셀러 위주 시장서 조정국면으로 전환” 한인 부동산전문가 좌담회

피터 백 GMC 리얼티 어드바이저 대표

“셀러 위주 시장서 조정국면으로 전환” 한인 부동산전문가 좌담회

마크 홍 코러스 부동산 대표

“셀러 위주 시장서 조정국면으로 전환” 한인 부동산전문가 좌담회

제니퍼 정 비부동산 부사장

부동산 10년 주기설에 따르면 남가주 부동산 시장도 금명간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수년전부터 제기됐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바이어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활동을 줄였으며, 이전에 비해 매물이 늘고 거래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분석까지 제기돼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본보가 지난 20일 긴급 마련한 부동산 전문가 좌담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셀러 위주였던 시장이 일부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바이어는 실종됐고, 리스팅 가격은 낮아졌으며, 매물은 늘었다는 증언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곧장 바이어 위주의 시장 전환으로 평가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셀러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시장으로 적어도 2020년 대선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남가주 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선호하는 지역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 활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전문가 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참석자는 피터 백 GMC 리얼티 어드바이저 대표, 마크 홍 코러스 부동산 대표, 제니퍼 정 비부동산 부사장, 조엘 김 웨스트사이드 부동산 대표, 맥스 이 드림부동산 부사장, 렉스 유 스페리 커머셜 부사장(무순)으로 존칭은 생략한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무엇인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의 주된 관심은 무엇인가?

▲마크 홍=경기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이 가장 많다. 개인적으로 부동산 경기의 피크는 지난해 3분기였다고 본다. 그러나 올해 들어 1분기에 주춤했던 것이 다시 3분기 들어서 슬로우해졌다. 렌더들이 보수적으로 돌아섰고, 건축비도 올랐다. 시장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맥스 이=셀러든, 바이어든 타이밍이 언제냐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 이럴 때마다 최소 2020년까지, 길면 2021년까지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해도 부동산 정책에 변화가 생기기까지 1년에서 1년 반은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제니퍼 정=바이어들은 집값이 언제쯤 떨어지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미디어의 집값이 하락한다는 소식 때문인데 제 답은 “안 떨어진다”는 것이다. LA와 한인타운의 빠른 인구유입 속도를 고려하면 바이어들이 원하는 만큼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피터 백=“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더 기다려야 하냐”는 질문이 가장 많다. 경기 예측은 조심스러워 보수적으로 판단해서 “좀 더 기다리시라”고 말씀드린다. 만약 리세션이 온다면 과거 단순한 부동산 버블 붕괴와 달리 각종 금융 환경과 맞물려 복잡한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시장이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겠지만 수년간 뜨겁게 달궈졌던 시장이 식어가는 과정으로 봐야 하나?

▲피터 백=최근 수년간 연평균 6~10%씩 올랐던 집값이 2~3% 선으로 오름폭을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크게 늘지 않아 렌트 세입자 인구가 늘고 있다. 전국에서 LA가 세입자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하는데 이런 차원에서 인컴 프라퍼티 투자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맥스 이=8월 들어서 바이어의 60%가 실종됐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8~12월은 비수기지만 지난 2년간은 비수기에도 못 생긴 매물들도 잘 팔렸는데 올해는 아니다. 다만 여전히 셀러 위주의 시장은 맞다. 가격 오름폭이 약간 조정됐을 뿐이다.

▲렉스 유=커머셜 웨어하우스 시장은 다운타운의 경우, 자바경기가 좋지 않아서 팔려고 내놓는 분들도 많다. 바이어들이 대기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매물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너 유저라면 매입을 권한다. 수년전부터 기다려야 하냐는 궁금증이 많았는데 그때 샀다면 벌써 한두 번은 되팔아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제니퍼 정=주택 거래량도 줄었지만 리스팅 프라이스가 낮아졌다. 매일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MLS)로 가격을 체크하는데 7~8월 OC지역은 셀러들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낮아졌고 리스팅 기간은 길어졌다.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매물 중 절반 정도는 가격이 하락했다.

▲조엘 김=가격대에 따라 다르다. 그리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100만달러 미만의 매물은 멀티 오퍼가 난무하면서 경쟁이 극심하다. 오픈하우스를 하면 바깥에서 20~30명이 기다릴 정도다. 대신 300만~400만달러하는 고가의 매물들은 바이어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남가주의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시장 동향은 어떤가?

▲맥스 이=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 거래까지 걸리는 기간이 늘어진다 등의 분석이 많지만 전국적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통계다. 한인들이 선호하는 로컬 시장은 그렇지 않다. 렌털 수요도 많아 인컴 프라퍼티 시장은 뜨겁다. 무엇보다 고수익 일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단적인 예로 최근 주변에 망한 코리안 바비큐 식당이 없을 정도다.

▲제니퍼 정=OC도 마찬가지다. 외부인 유입 효과가 대단하다. 한인 업소들도 이제 외국인이 더 많아졌는데 렌털 시장도 이런 효과로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아파트 신청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타주에서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렉스 유=인더스트리얼 부동산의 경기가 나아지면서 한인들도 인랜드, 콤튼, 카슨 등지로 옮기고 있다. 다만 관검은 컨테이너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로 효율이 낮은 창고는 정리되고 있다. 실제 다운타운에는 이런 폐기되는 창고가 뮤지엄이나 개인 스튜디오로 용도가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

▲마크 홍=셀러 위주의 시장이 수정되고 있는 과정이 감지된다. 기본적으로 인벤토리는 지난해와 비교해 40% 가량이 늘었다. 셀러 입장에서는 이미 최고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타이밍이 지났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게다가 이자율도 올라 기준금리가 2.5~3%가 되는 시점이 되면 부동산 가격까지 조정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인컴 프라퍼티 전망은 밝아 보이는데 부동산 오너들은 오는 11월 주민투표에서 사실상 렌트 컨트롤 확대를 의미하는 ‘프로포지션 10’이 통과될까 우려하고 있다.

▲피터 백=찬반 양측의 힘 대결이 벌써부터 TV 광고 등을 통해 본격화되고 있는데 사실 투표로 정해지고 렌트 세입자들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 많다보니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다만 오너들이 좌시하지 않고 콘도나 별장으로 용도를 바꿔서 결국에는 세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맥스 이=투자자 관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신축 아파트가 너무 고급화돼 렌트비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저렇게 비싼데 수요가 있냐는 의견과 경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하이엔드 아파트를 원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거주를 하고, 부담이 되는 이들은 2~3베드룸을 얻어 룸메이트와 부담을 나누는 식으로 시장이 양분되면서 과잉공급 등과 상관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힘든 밀레니얼 세대가 부동산 시장의 주축이 된다는 분석들이 있다. 직접 겪어본 이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무엇인가?

▲조엘 김=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바가 분명하다. 돈도 잘 벌어서 여유도 있는데 기성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다른 방향을 추구한다. 한 밀레니얼 세대 손님은 다른 건 아무 상관 없으니 거라지가 3대 이상인 집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자동차를 좋아해서 생긴 기준이다.

▲맥스 이=이들은 소유하는 걸 싫어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부모들이 집 때문에 당하는 모습을 겪어선 그런 것 같다. 다운타운에 힙한 분위기의 공유식 오피스가 많은 것만 봐도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할 수 있다. 부모들이 다운페이를 준다고 해도 집 사길 꺼리는 이들이 많다.

▲제니퍼 정=한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집을 사주길 원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구입하는 집의 다운페이는 거의 모두 부모에게서 나온다고 보면 맞다. 이런 식으로 집을 사는 젊은층도 많은데 다만 부모가 원해서 정해주는 지역이 아니라 본인 고집대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에서 남가주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동향은 어떤가?

▲맥스 이=그리 많지 않다. 요즘 한창 시끄러운 한국의 부동산 급등 문제는 한국 정부가 외화를 해외로 유출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는 바람에 생긴 문제다. 넘치는 자금이 좁은 한국 땅에서 경쟁을 하니 문제가 커진 셈이다.

▲렉스 유=우리 사무실에는 한국에서 투자하길 원하는 분들이 많다. 현재 4명의 클라이언트를 돕고 있는데 이들은 5,000만달러 규모로 1만스퀘어피트 정도의 공간을 찾고 있다. 미주 진출을 위한 오피스를 찾는다고 한다.

▲피터 백=한국 기업이나 기관이 세계로 진출하는데 미국을 중요한 관문으로 생각하며 의미를 두고 있다. 미국에 진출하려는 한 제약회사를 돕고 있는데 400여명의 직원들이 사용할 사무실과 공장 부지를 물색중이다.

-중국 자금이 남가주를 등진다는 말이 많다. 실제로 그런가?

▲조엘 김=약 2년 전부터 중국의 외화유출 규제로 다소 줄었지만 중국 정부와 공산당, 은행 등의 대형 자금들은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 다운타운만 봐도 메트로폴리탄, 펄라, 파크하얏트 등의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제니퍼 정=전액 캐시로 주택 사냥을 하던 중국인은 많이 줄었다. 어바인은 특히 중국인들이 선호했던 지역인데 요즘은 중국 손님들이 시쳇말로 ‘딱 끊겼다.’ 이전에는 에이전트에게 계약서에 서명까지 해달라고 부탁이 많았는데 새로 지은 콘도가 요즘처럼 많아도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

▲마크 홍=중국 자본이 줄어들기 시작한 건 이미 2년 전부터다. 셀러 위주의 마켓에서 바이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또 다른 모양새다.

-수년간 셀러 위주의 시장에서 휘둘렸던 바이어 입장에서는 이제 좀 변화가 생기려나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바이어라면 언제, 어떻게 사야하는가?

▲조엘 김=투자 목적이 아닌 실제 유저 입장이라면 필요할 때 사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정답이다. 다만 투자의 목적이라면 단기 투자인지, 장기 목적인지를 가려서 자금 동원 방법 등을 고려해 전략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마크 홍=다만 현재 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이자율이다. 향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 이자율을 고정해서 사둘 수 있다면 앞으로 오를 이자율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 상업용 투자도 주류은행들은 25년간 이자율을 고정해주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피터 백=렌트가 나을지, 소유하는 편이 나을지 계산하는 비교법이 있다. 전문가와 상의하면 되는데 이걸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무조건 리스를 한다. 건물을 매입하는데 쓸 돈으로 대신 매장을 여는 것이 수익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개인이라도 수익성 비교가 우선이다.

-내년과 내년 이후까지 시장 전망을 해준다면?

▲맥스 이=향후 3년에서 3년 반까지는 부동산 활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차원에서 시장 조정의 기미는 있지만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여전히 셀러 위주의 시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렉스 유=인더스트리얼 분야의 전망은 밝다. LA항과 샌피드로가 3배 가량 규모를 확장하는 중으로 여전히 웨어하우스는 부족하다. 항구 물동량의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웨어하우스 분야는 8년 후까지 업황이 괜찮을 것 같다. 여기에 파나마항도 확장될 전망으로 향후 이곳을 통해 동부로 물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각종 연구도 진행 중이다.

▲조엘 김=한인타운에 부동산을 사는 건 포텐셜을 믿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이 렌트를 성실하게 내고, 깨끗하게 사용하며, 컴플레인도 적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포텐셜 덕분에 이미 백인 인구 상당수가 서쪽으로는 윌튼을 넘어 한인타운으로 유입하고 있다.

▲피터 백=커머셜은 모르겠지만 한인타운의 전반적인 전망은 좋다. 웨스트LA나 다운타운에 비해 저렴하고, 아직 투자할만한 건물들이 많으며, 개발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파트나 오피스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대출에 붙는 이자까지 감안하면 수익성이 다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의 관점에서 더 나은 주거환경과 더 높은 가치창출을 위해 한인타운이 바뀌어야 할 방향성은 짚어준다면?

▲조엘 김=20년도 더 된 낙후한 모델과 디자인에서 탈피해 변신해야 한다. 옛날 스타일이라 안 팔리는 것들이 있다. 애견 인구가 늘고 있는데 변변찮은 도그파크(dog park)가 하나 없고, 주류 마켓들도 없는 건 개선돼야 한다. 에코팍이나 다른 인종들의 밀집지보다 가격이 더 낮은데 학군도 좋고, 안전하고, 깨끗한데도 제값을 못 받고 있어 안타깝다.

▲피터 백=한인타운만의 문화가 부족하다. 또 집들도 좋은 가격에 잘 팔리려면 스테이징도 하고 상품화를 잘 해야 하는데 사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저 빨리 거래나 하자는 식이다. 좀 더 세련되어질 필요가 있다. 여기에 좀 더 다양하게 즐길만한 문화 인프라가 갖춰지면 좋겠다.

▲제니퍼 정=다른 지역은 아티스트들이 거주하고 한 건물에 특색 있는 카페 등 문화공간들이 여럿 있어 가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이다. 우리도 깨끗하게 재정비하고 멋지게 꾸미고 어디서든 와이파이가 되고 눈치 안보고 커피 마시며 일도 하고 책도 볼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오너들이 먼저 나서 투자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셀러 위주 시장서 조정국면으로 전환” 한인 부동산전문가 좌담회

조엘 김 웨스트사이드 부동산 대표

“셀러 위주 시장서 조정국면으로 전환” 한인 부동산전문가 좌담회

맥스 이 드림부동산 수석 부사장

“셀러 위주 시장서 조정국면으로 전환” 한인 부동산전문가 좌담회

렉스 유 스페리 커머셜 부사장


한인선호 마켓 ‘인컴 프로퍼티’ 관심 뜨거워
100만달러 미만 매물 멀티오퍼 난무, 경쟁극심
투자목적 아니면 지금이라도 집 사는게 현명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힘든 밀레니얼 세대가 부동산 시장의 주축이 된다는 분석들이 있다. 직접 겪어본 이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무엇인가?

▲조엘 김=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바가 분명하다. 돈도 잘 벌어서 여유도 있는데 기성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다른 방향을 추구한다. 한 밀레니얼 세대 손님은 다른 건 아무 상관 없으니 거라지가 3대 이상인 집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자동차를 좋아해서 생긴 기준이다.

▲맥스 이=이들은 소유하는 걸 싫어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부모들이 집 때문에 당하는 모습을 겪어선 그런 것 같다. 다운타운에 힙한 분위기의 공유식 오피스가 많은 것만 봐도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할 수 있다. 부모들이 다운페이를 준다고 해도 집 사길 꺼리는 이들이 많다.

▲제니퍼 정=한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집을 사주길 원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구입하는 집의 다운페이는 거의 모두 부모에게서 나온다고 보면 맞다. 이런 식으로 집을 사는 젊은층도 많은데 다만 부모가 원해서 정해주는 지역이 아니라 본인 고집대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에서 남가주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동향은 어떤가?

▲맥스 이=그리 많지 않다. 요즘 한창 시끄러운 한국의 부동산 급등 문제는 한국 정부가 외화를 해외로 유출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는 바람에 생긴 문제다. 넘치는 자금이 좁은 한국 땅에서 경쟁을 하니 문제가 커진 셈이다.

▲렉스 유=우리 사무실에는 한국에서 투자하길 원하는 분들이 많다. 현재 4명의 클라이언트를 돕고 있는데 이들은 5,000만달러 규모로 1만스퀘어피트 정도의 공간을 찾고 있다. 미주 진출을 위한 오피스를 찾는다고 한다.

▲피터 백=한국 기업이나 기관이 세계로 진출하는데 미국을 중요한 관문으로 생각하며 의미를 두고 있다. 미국에 진출하려는 한 제약회사를 돕고 있는데 400여명의 직원들이 사용할 사무실과 공장 부지를 물색중이다.

-중국 자금이 남가주를 등진다는 말이 많다. 실제로 그런가?

▲조엘 김=약 2년 전부터 중국의 외화유출 규제로 다소 줄었지만 중국 정부와 공산당, 은행 등의 대형 자금들은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 다운타운만 봐도 메트로폴리탄, 펄라, 파크하얏트 등의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제니퍼 정=전액 캐시로 주택 사냥을 하던 중국인은 많이 줄었다. 어바인은 특히 중국인들이 선호했던 지역인데 요즘은 중국 손님들이 시쳇말로 ‘딱 끊겼다.’ 이전에는 에이전트에게 계약서에 서명까지 해달라고 부탁이 많았는데 새로 지은 콘도가 요즘처럼 많아도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

▲마크 홍=중국 자본이 줄어들기 시작한 건 이미 2년 전부터다. 셀러 위주의 마켓에서 바이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또 다른 모양새다.

-수년간 셀러 위주의 시장에서 휘둘렸던 바이어 입장에서는 이제 좀 변화가 생기려나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바이어라면 언제, 어떻게 사야하는가?

▲조엘 김=투자 목적이 아닌 실제 유저 입장이라면 필요할 때 사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정답이다. 다만 투자의 목적이라면 단기 투자인지, 장기 목적인지를 가려서 자금 동원 방법 등을 고려해 전략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마크 홍=다만 현재 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이자율이다. 향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 이자율을 고정해서 사둘 수 있다면 앞으로 오를 이자율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 상업용 투자도 주류은행들은 25년간 이자율을 고정해주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피터 백=렌트가 나을지, 소유하는 편이 나을지 계산하는 비교법이 있다. 전문가와 상의하면 되는데 이걸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무조건 리스를 한다. 건물을 매입하는데 쓸 돈으로 대신 매장을 여는 것이 수익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개인이라도 수익성 비교가 우선이다.

-내년과 내년 이후까지 시장 전망을 해준다면?

▲맥스 이=향후 3년에서 3년 반까지는 부동산 활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차원에서 시장 조정의 기미는 있지만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여전히 셀러 위주의 시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렉스 유=인더스트리얼 분야의 전망은 밝다. LA항과 샌피드로가 3배 가량 규모를 확장하는 중으로 여전히 웨어하우스는 부족하다. 항구 물동량의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웨어하우스 분야는 8년 후까지 업황이 괜찮을 것 같다. 여기에 파나마항도 확장될 전망으로 향후 이곳을 통해 동부로 물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각종 연구도 진행 중이다.

▲조엘 김=한인타운에 부동산을 사는 건 포텐셜을 믿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이 렌트를 성실하게 내고, 깨끗하게 사용하며, 컴플레인도 적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포텐셜 덕분에 이미 백인 인구 상당수가 서쪽으로는 윌튼을 넘어 한인타운으로 유입하고 있다.

▲피터 백=커머셜은 모르겠지만 한인타운의 전반적인 전망은 좋다. 웨스트LA나 다운타운에 비해 저렴하고, 아직 투자할만한 건물들이 많으며, 개발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파트나 오피스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대출에 붙는 이자까지 감안하면 수익성이 다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의 관점에서 더 나은 주거환경과 더 높은 가치창출을 위해 한인타운이 바뀌어야 할 방향성은 짚어준다면?

▲조엘 김=20년도 더 된 낙후한 모델과 디자인에서 탈피해 변신해야 한다. 옛날 스타일이라 안 팔리는 것들이 있다. 애견 인구가 늘고 있는데 변변찮은 도그파크(dog park)가 하나 없고, 주류 마켓들도 없는 건 개선돼야 한다. 에코팍이나 다른 인종들의 밀집지보다 가격이 더 낮은데 학군도 좋고, 안전하고, 깨끗한데도 제값을 못 받고 있어 안타깝다.

▲피터 백=한인타운만의 문화가 부족하다. 또 집들도 좋은 가격에 잘 팔리려면 스테이징도 하고 상품화를 잘 해야 하는데 사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저 빨리 거래나 하자는 식이다. 좀 더 세련되어질 필요가 있다. 여기에 좀 더 다양하게 즐길만한 문화 인프라가 갖춰지면 좋겠다.

▲제니퍼 정=다른 지역은 아티스트들이 거주하고 한 건물에 특색 있는 카페 등 문화공간들이 여럿 있어 가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이다. 우리도 깨끗하게 재정비하고 멋지게 꾸미고 어디서든 와이파이가 되고 눈치 안보고 커피 마시며 일도 하고 책도 볼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오너들이 먼저 나서 투자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  참석자

피터 백 GMC 리얼티 어드바이저 대표
마크 홍코러스 부동산 대표
제니퍼 정 비부동산 부사장
조엘 김 웨스트사이드 부동산 대표
맥스 이 드림부동산 수석 부사장
렉스 유 스페리 커머셜 부사장

<정리=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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