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쇠 반납 늦었다’ 디파짓 몽땅 떼여
▶ 파손·수리비 멋대로 붙여 입주·종료 시점 증거 남기고 매니저와 함께 인스펙션
한 달 전 웨스트 LA 지역에서 한인타운으로 이사를 나온 정모(35)씨는 전에 살던 아파트 매니지먼트로부터 받은 디파짓 환불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랬다. 디파짓의 상당 부분을 돌려받을 것으로 기대를 한 정씨에게 아파트매니지먼트 사무실이 청소비 등 갖은 이유로 오히려 100여 달러를 더 지불해야 한다고 영수증을 청구한 것이다.
정씨는“ 가장 황당한 것은 키를 반납하고 이사를 나온 시점 이후로 3일치 렌트비를 추가로 청구한 것”이라며 “이사를 나가는 장면과 키를 반납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도 없고 이러한 막무가내식 횡포는 처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5년 전 다운타운 아파트에 입주했던 김모씨도 최근 오렌지카운티로 이사 후 이전 아파트 측으로부터 1,500달러의 시큐리티 디파짓을 돌려줄 수 없다는 황당한 편지를 받았다.
김씨는 “ 청소비와 페인트는 물론, 수리비 등 각종 명목으로 1,500달러를 청구했다”며 “이상한 청구 목록이 있어 이메일을 썼는데 아무런 답장이 없어 결국 소액 재판 청구를 준비 중에 있다” 고 말했다.
남가주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에 렌트로 거주하는 한인 입주자들과 매니지먼트 사이에서 시큐리티 디파짓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는 경우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대형 아파트들이 세입자들이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도를 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사를 나올 때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정리와 마무리를 했는데도 청소비와 수리비 등 갖가지 명목으로 시큐리티 디파짓에서 비용 처리를 하고 심지어는 살지도 않은 날까
지 차지 항목에 추가로 포함시키는 경우까지 종종 있다는 것이다. 한인 변호사들은 한인 커뮤니티에서 이같은 시큐리티 디파짓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세입자들이 렌트 계약 및 만료시 집안 상태에 대한 기록을 보관하지 않는것과 렌트 종료시 지켜야할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커뮤니티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에드워드 정 변호사는“ 세입자들이 아파트 매니지먼트의 횡포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렌트 시작시점과 종료시점에서 분쟁 소지가 있는 모든 사안들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보관하는 것”이라며 “특히 세입자들이 가장 많이하는 실수는 이사를 나가기 직전 매니저와 함께 물품 파손여부 및
청소 등 비용청구가 가능한 부분에 대한 최종 인스펙션을 하지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디파짓 분쟁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사전대비라고 강조한다. 사진과 같은 기본적인 대비만 해두어도 디파짓을 ‘억울하게 떼이는’ 경우는 막을 수 있다.
에드워드 정 변호사는 “디파짓 분쟁에서 가장 효과적 무기는 사진이나 아파트측과 주고받은 모든 사안을 이메일이나 문서로 보관하는 것”이라며 “대형 매니지먼트의 경우 세입자들이 귀찮거나 법적 지식이 없어 디파짓 관련 소송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증거를 가지고 철저히 준비한다면 소송을 겁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에 앞서 과연 이 분쟁이 소송에 들어갈 나의 시간과 에너지의 소비,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숙고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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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