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들의 ‘백 투 스쿨’ 과제

2018-09-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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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앤디 윌리엄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지금은 한 해 중 가장 멋진 때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자녀들의 개학과 함께 ‘해방된’ 부모들이다. 그러나 그건 학교에만 보내두면 안심할 수 있었던 ‘좋았던 옛 시절’의 이야기다.

학교 성적은 물론 각종 과외활동에서 사이버불링, 교내 총격사건까지…치열한 경쟁사회, 안전지대 없는 위험한 세상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겐 ‘방학’이 따로 없다. 그중에서도 개학 후 한 두 달이 가장 중요하고 할 일 많은 분주한 기간이다. “5분만 더!”를 거듭하는 아이 깨우고, 가방 챙기고, 학교에 내려주고, 방과 후엔 학원에서 픽업해와 숙제 독촉하고, 컴퓨터게임과 텍스팅 체크하고…쫓기고 지치는 일상 속에서도 반드시 챙겨야 하지만 가장 부담스런 부모의 개학 과제 중 하나가 교사와의 면담인 ‘패어런트-티처 컨퍼런스’ 참석이다.

언어에서 매너까지 모든 게 낯선 이민 부모들만 그런 건 아니다. 공연히 초조하고 부담스러워 면담 일이 다가올수록 수험생처럼 긴장되기는 미국 부모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한 아이를 길러내려면 온 마을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서양 속담처럼 온 마을까지는 못 되어도 최소한 부모와 교사의 힘은 합해져야 한다. 면담 성공의 비결은 ‘준비’다. 길어야 20분 정도인 면담 시간은 어느 부모에게도 ‘내 아이’에 관한 의논을 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니 질문을 우선순위로 메모해 가야 성공적 면담이 시작될 수 있다.

사회 전체가 그래서일까, 점점 이기적이고 공격적이 되어가는 부모들에게 한 교육가는 교사를 내 아이의 성공적 교육을 위해 힘을 합해 줄 ‘파트너’로 삼고 싶다면 교사를 만날 때 4개의 단어 - Respect, Together, Fair, Realistic -를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자녀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함께 힘을 합하며 모든 과제를 공정하고 현실적으로 풀어가려는 자세를 가지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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