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학대를 은폐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교황청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임 주교들에게 모든 형태의 학대에 맞서 싸우고, 성직자 우선주의 문화를 배척하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지난 2년 간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선교 지역에서 새로 임명된 34개국, 74명의 신임 주교와 공동 미사를 집전한 뒤 이들에게 이 같은 당부를 전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형제들이여, 성직자 우선주의를 거부하십시오. 모든 종류의 학대에 ‘노’라고 말하세요”라며 이를 위해서는 성직자를 떠받드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문화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직자 우선주의가 최근 가톨릭 교회를 뒤흔들고 있는 아동 성 학대와 은폐 논란을 초래한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인식을 피력해 왔다.
교황은 이어 신임 주교들에게 신자들을 섬기고, 단독으로 무대에 선 배우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교감하며 일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교황은 “주교는 모든 재주를 다 가질 수는 없다. 일부 주교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딱한 일”이라며 “교회는 합창단을 이탈해 그들 자신만의 싸움을 수행하는 단독 배우가 아니라 주교들의 일치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수 세기에 걸쳐 내려온 교황청의 불문율을 깨고 직무 중 접한 기밀을 누설함으로써 가톨릭 진보와 보수 사이의 분열을 부추긴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