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프장의 ‘어글리 코리안’, 아직도?

2018-09-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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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휴양지 골프장에서 남가주 한인들이 타인의 프라이빗 멤버십 카드로 무료 라운드를 하다 적발되어 쫓겨났다. 골프여행을 왔던 내셔널골프클럽(NGC) 일행 20여명 회원들의 라운드는 취소되었고 그동안 자주 이용해왔던 이 골프장과 클럽과의 연계도 중단되었다.

문제는 남의 카드를 유용하거나 멤버들에 섞여 어물쩍 즐기는 ‘무료 라운드’가 사실상 성행해 왔다는 사실이다.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왔다”는 골프장 측의 통보처럼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지만 적발되지 않은 사례도 많다는 것이 회원들의 ‘고발’이다.

관련기사가 보도(9월6일자) 된 후 본보에 전화한 한 NGC 회원은 그동안 주위의 유용 행태를 흔히 접하면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처럼 드러나서 “속이 시원하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몇 년 전 애틀랜타의 한 골프장에서도 미국 연수 온 한국인 부부들이 회원 가입도 안하고 연습장을 이용하다 적발되어 퇴장당해 한인들의 민망한 골프 매너가 도마에 올랐었다.

당시 한 한인 유명 프로골퍼는 골프장 매너를 ‘먼지’에 비유했다. 그는 별것 아닌 것 같은 먼지도 그때그때 잘 닦아버리지 않으면 쌓여서 지울 수 없는 얼룩으로 남는 것처럼 한인들의 매너 부족을 그대로 넘기면 “1년, 2년은 괜찮을지 몰라도 5년, 10년 계속되면 ‘코리안은 저래’라는 위험한 낙인이 찍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제 남가주 인근에선 주말마다 프라이빗, 퍼블릭 할 것 없이 한인이 없는 골프장은 없을 정도로 한인 골퍼 숫자는 상당히 많다. NGC 클럽 멤버의 75%도 한인이다. 골프인구 증가와 함께 나무랄 데 없는 매너를 갖춘 한인 골퍼도 상당히 늘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 특유의 매너 실종 사례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드물지 않은 듯하다.

골프와 다른 스포츠의 차이는 한마디로 매너에 있다고 한다. 골프의 생명은 매너이고 매너의 기본은 상대에 대한 배려다. 그런데,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을 다스리려 애쓰는 ‘신사숙녀 여러분’에게 공짜골프 좋아하다 한인 망신 주지 말고, ‘정숙’이 불문율인 골프장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가래침을 아무데나 뱉지 마는 등 기본 공중도덕은 지키라고 충고한다면 그건 정말 ‘매너’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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