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노의 젊은 목사 자살에 주류 교계 슬픔과 충격
▶ “성원과 위로보다 이기심에 빠진 교인들 반성해야”
교인의 성원과 지지는 목회자를 격려하는 강력한 힘이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총격 사건이 일어난 임마누엘AME교회의 예배 모습. [AP]
남가주 지역에서 목회하던 젊은 목사의 자살 사건에 주류 교계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이와 함께 목회 환경을 둘러싼 교인들의 지원과 협력을 되돌아보자는 각성의 목소리도 높다. 목회자의 성공적인 사역은 교회는 물론 성도 자신의 행복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치노에 위치한 인랜드힐스교회 담임 앤드류 스택클라인 목사는 지난 24일 교회에서 자살을 기도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다음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택클라인 목사는 30세에 불과한 젊은 목회자로 사모 카일라, 세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 왔다.
인랜드힐스교회는 지역 경찰관 상당수가 교인으로 출석할 정도로 커뮤니티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교회다. 스택클라인 목사는 우울증 등으로 최근 4개월 간 안식월을 가진 뒤 목회로 돌아와 지난달 12일부터 주일예배를 인도해 왔다. 스택클라인 목사는 지난 2015년 부친이 사망한 이후 20대 젊은 나이에 담임목사를 승계했는데 결국 3년 만에 비극으로 이어졌다.
라이프웨이 리소스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3일 칼럼을 통해 “어린 세 아들과 함께 찍은 젊은 목회자 가정의 사진을 차마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다”고 애통해 했다. 레이너 목사는 ‘자살, 우울 그리고 목사, 교인이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제목으로 성도에게 당부하는 글을 남겼다.
레이너 목사는 “비단 스택클라인 목사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자살 방지를 위해서도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전 세계의 성도와 허심탄회 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칼럼의 의미를 설명했다. 스택클라인 목사의 자살 원인과 배경을 떠나서 목회자의 건강한 목회를 교인들이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보자는 것이다.
레이너 목사는 “목회자의 4분의3이 어떤 모양새로든 친화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교회를 이끌고 있다”며 “많은 목사가 목회를 그만 둘까 고민하는 순간이 있지만, 대부분 성도는 목회자의 내적 갈등을 전혀 모른채 지낸다”고 밝혔다.
또 “책임감과 헌신도가 낮은 교인들, 떨어지는 예배 출석률과 목사가 씨름하는 와중에도, 수많은 교인들은 자기 개인이 원하는 것만 얻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예배 스타일, 예배 순서, 예배 시간, 카펫의 색깔 등을 놓고 벌어지는 모든 혼란의 배경에는 사실상 ‘나, 내 자신’을 가장 앞세우는 성도의 이기심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레이너 목사는 “목회자는 앞에서는 성도에게 칼을 맞고, 뒤로는 스탭에게 베인다”면서 “냉소, 무관심, 비난에 깊은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너 목사는 목회자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제시하면서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목회자를 위해 나설 것’을 주문했다. 비판이나 냉소 보다 오히려 ‘선한 교인’의 침묵이 가장 큰 고통이라는 것이다.
또 “이들은 교회의 단결을 유지하고, 목사를 공격하는 교인의 분노를 건들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악한 침묵을 지키며 목회자의 눈물을 뺀다”고 덧붙였다.
레이너 목사는 “침묵하지 말고, 목회자를 위해 일어서는 격려자가 되라”며 “나쁜 의도의 비난과 냉소를 향해서는 교인들이 목사를 사랑하며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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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