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치후원금 기부의 함정

2018-08-2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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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사회 대표적 부동산 개발업자 중 한명이 정치후원금 규정 위반으로 LA시 윤리위원회로부터 1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코리아타운 내 주상복합건물 솔레어를 비롯해 여러 개발 프로젝트에 관여해온 크리스 박씨는 지난 20년간 LA시장과 시의원들을 비롯한 60여명의 정치인들에게 개인과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 명의로 후원금을 기부해 왔는데 이번 문제가 된 것은 에릭 가세티 LA시장 등 4명의 정치인들에게 준 기부금이 규정 한도에서 4,000달러를 초과한 혐의였다.

박 대표의 규정 위반은 그의 부인이 LA시 윤리위원회 커미셔너로 활동할 당시 행해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으나 “은폐 의도가 없었으며” 혐의를 인정하고 조사에 협조적이어서 비교적 낮은 1만5,000달러 부과로 마무리 되었다.

개발업자들의 정치후원금 논란은 LA시정의 고질 중 하나다. 왜 어떤 프로젝트는 정당한 이유 없이 조닝 변경을 받고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가, 왜 시정부는 난개발을 막지 못 하는가…등 시의 개발 행정에 대한 불신이 만연되어 왔지만 ‘부동산 개발업자=최대 기부자’란 인식은 LA시청에 깊이 뿌리내린 문화로 꼽힌다.


지난해 초 데이빗 류를 비롯한 5명의 시의원들이 개발업자들의 정치후원금 금지 규정을 제안했으나 아직 실현되지 못한 상태다. 이번에도 이 제안 채택을 보류시킨 윤리위원회는 개발업자의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은 해당업자의 프로젝트 관련결정에 참여하지 말라는 대안을 고려 중이다.

후원금 규정 위반이 개발업자들에게만 흔한 것은 아니다. 몇 년 전 LA한인회 관계자들은 시장선거 기부금과 관련해 시 윤리회의 조사를 받았었다. 몇몇 인사들이 기부금을 낸 후 모금주최자에게서 환불받았다고 진술하면서 규정 위반인 ‘타인명의 기부’ 의혹이 제기된 것이었다.

정치후원금 기부는 완벽한 합법이다.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선 투표와 함께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그러나 규정 위반은 역효과를 낸다. 한인사회에서도 모금행사가 활발해진 요즘 박 대표의 벌금부과는 경종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LA시의 경우 1인당 낼 수 있는 후원금 한도액은 시장이 1,500달러, 시의원이 800달러다. 연방의원은 예선·본선 각 2,700달러씩이다. 돈 주고 벌 받는 기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기억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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