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음주운전 ‘비극’
2018-08-17 (금) 12:00:00
한 무책임한 운전자의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아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 슬픔을 이야기 했다. 한평생 일했던 생계의 짐을 내려놓고 은퇴한 남가주의 한인부부가 지난주 워싱턴 주를 방문했다 30대 여성 음주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로 숨졌다. 운전하던 남편의 동생이 부상당했고, 동승했던 아내의 지인도 사망했다.
매년 1만 명 이상인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명단에 안타까운 한인 3명의 이름이 추가 기록되었다.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의 40%는 당사자가 아닌 흔히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다” 외엔 다른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고한 희생자들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 내 음주운전 처벌은 계속 강화되어 왔으나 술을 마시고도 “난 안 취했어!”라며 운전석에 앉는 만용이 초래하는 비극은 멈추지 않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당사자들에게서 끝나지 않고 그들을 사랑하는 가족·친구·친지 등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구한 상처를 남기는 비극이다.
‘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어머니들(MADD)’을 비롯한 관련단체 사이트에는 희생자들과 남은 가족들의 애끓는 스토리들이 올라와 있다. 할아버지와 시장 가던 길의 18개월 아기, 꿈 많던 16세 외동딸. 엄마의 기둥이던 20대 대학생 아들…음주차량에 잃은 자녀들을 가슴에 묻고 몇 년이 지나서도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부모들의 사연도 있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졸지에 잃은 자녀들의 절망, 자신의 무모한 음주운전으로 친구들을 잃은 20대 청년의 고통도 담겨있다.
금년 초 발표된 국립과학기술의학학회의 보고서는 음주운전의 법적기준인 혈중 알콜농도를 현행 0.08%에서 0.05%로 낮출 것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시행 중인 0.05% 기준은 지난 10년간 음주운전 사망 절반 감소의 효과를 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무리 처벌을 강화해도 음주운전이 근절되지는 않을 것이다. 음주운전 차량에 들이받혀 동승했던 친구를 잃고 자신은 부상당했던 샌디에고의 한 여성은 추모사이트를 통해 이렇게 호소했다 : “다음에 술잔을 들 때는 제발 자동차 키를 내려놓으십시오…당신이 술 마시고 운전하다 죽일 수 있는 사람들의 삶과 그들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의 고통을 기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