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 이마만 훤해져요

2018-08-14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작게 크게

▶ 남성 탈모 막으려면, 머리카락·두피 세포 분열 빨라, 과도하게 음식 적게 먹으면

▶ 영양 불균형으로 악영향, 초기부터 중증까진 약물 치료, 심해지면 모발이식수술 고려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 이마만 훤해져요

앞머리나 정수리 부분의 굵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가늘고 옅은 색으로 변하면서 점차 솜털처럼 변하는 것이 남성형 탈모의 가장 큰 특징이다.

#체중 감량을 성공했지만 여전히 음식을 제한하고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등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32)씨. 그는 매일 헬스장에서 찍은 본인의 복근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자랑하는 것이 하루의 낙이다. 그러나 이씨는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은 드러내지 않는다. 최근 급격히 넓어진 이마를 보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탈모를 알아챌까 두려워서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탈모가 운동 이후 더욱 빨리 악화되는 것 같아 걱정인 이씨는 탈모 치료를 위해 운동을 중단해야 할지 고민이다.

다이어트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하지만 몸무게를 줄이려고 급하게 다이어트하다간 탈모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머리카락과 두피는 세포분열이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적게 먹으면 머리카락으로 가는 영양분이 줄어들 수 있다.

이처럼 무리한 음식 제한은 머리카락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부족하게 만들고 심각한 영양불균형을 일으킨다. 결국 머리카락과 두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다이어트 압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 균형을 깨뜨려 머리카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앞머리ㆍ정수리 머리카락이 가늘고 옅어지면

탈모증 중 가장 흔한 남성형 탈모는 하루 아침에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된다. 남성형 탈모는 앞머리나 정수리 부분의 굵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가늘고 옅은 색으로 변하면서 점차 솜털처럼 변한다. 범위가 점점 넓어지면서 탈모 부위가 확산된다.

조항래 오킴스피부과의원 원장은 “남성형 탈모는 정도에 따라 심각한 미관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한 젊은 남성은 탈모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에 탈모가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불균형적인 영양상태도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남성형 탈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 남성호르몬, 나이다.

남성호르몬 가운데 테스토스테론 대사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남성형 탈모에서 직접 탈모를 일으킨다. DHT는 모낭세포에 작용하면 머리카락 성장기를 줄이고 휴지기를 늘려 머리카락 생장주기를 거듭할수록 머리카락을 점점 작게 만들어 남성형 탈모가 된다.

탈모는 적극 치료하면 충분히 호전되므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대표적인 의학적 탈모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수술이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약물로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있다. 약물 치료는 초기부터 중증까지 남성형 탈모 치료에서 권장된다.

반면 모발이식수술은 중증 이상 탈모나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고려할 수 있다. 모발이식술은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받지 않아 끝까지 남은 뒷머리나 옆머리의 머리카락을 뽑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방법이다. 이식한 머리카락은 본래 머리카락 성질을 이어 받아 영구히 자란다. 다만 모발이식 후에도 기존 머리카락은 탈모가 계속될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는 병행하는 것이 좋다.


조 원장은 “모발이식 직후 심은 부위가 조금 붉어질 수 있고, 채취 부위가 아플 수 있고, 이식 다음날부터 2~3일간 얼굴이 부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여름철에 모발이식수술을 하면 덧난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회복기간과 상처 관리를 위한 일정을 고려한다면 여유 있는 여름철 휴가나 방학에 수술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포화지방ㆍ당류ㆍ염분 많은 음식 피해야

탈모 예방에 도움 되는 식이요법과 함께 의학 치료를 병행하면 탈모 치료 효과가 늘어날 수 있다. 식이요법은 머리카락이 새로 나고 자랄 수 있도록 모세혈관을 통한 원활한 영양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식습관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고단백, 고지방 섭취가 늘고 있는데 이는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뿐 아니라 머리카락에도 악영향을 줘 탈모가 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탈모인은 기름에 튀긴 음식이나 정제식품은 피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늘려 두피 혈액순환을 악화하고, 표백 밀가루, 백설탕 등 정제식품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이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짠 음식도 체내 염분을 높여 두피 혈액순환에 장애가 일으킬 수 있다.

건강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고 탈모를 예방하려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백질은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므로 대두 멸치 우유 달걀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은 두피의 비듬과 탈모를 막을 수 있는데, 특히 비타민D는 탈모 후 머리카락 재생 효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비타민과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채소류를 많이 먹으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