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00도 넘는 도시 속출, 스웨덴 들불·가축 살처분
▶ 그리스선 관광지 폐쇄까지, 온난화 따른‘열돔 현상’탓

지구 기온 현황 7월23일 기준, 단위:섭씨(°C) (자료 :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LA를 비롯한 미국과 한국, 유럽, 심지어 북극권까지… 지구촌 곳곳이 기록적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 남가주 전역이 또 다시 10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닥친 가운데, 한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이상 고온으로 많은 농가가 가뭄과 들불 등 재해에 시달리고 있고, 많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병원에 실려 가고 있으며, 관광지는 폐쇄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23일 보도했다.
■북미·유럽 폭염 맹위
북미에서도 폭염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는 전역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낮 무더위를 피할 ‘냉방대피소’를 만드는 도시들이 속속 등장했다.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 중인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중부 도시 프레즈노와 머세드에 냉방대피소가 설치됐다. 같은 주 오로빌도 지자체 강당에 대피소를 개설, 노숙자나 에어컨이 없는 주민들이 쉬어가도록 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은 지난 22일 최고기온이 화씨 102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자 집에 에어컨이 없는 주민들을 위해 대피소 5곳을 열었다.
그리스는 22일 기온이 40℃ 이상으로 올랐고, 아테네 당국은 도시의 상징인 아크로폴리스의 문을 닫도록 했다. 관광객들과 직원들의 열사병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들 나라에서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탈수와 화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증하는 실정이라고 의료진은 전했다.
유럽의 곳곳에서도 수주째 계속되는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날로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북유럽 지역의 폭염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1세기 동안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 중인 스웨덴에서는 농민들이 가축들을 살처분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전국적으로 들불이 50건 이상 이어지자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추운 날씨와 눈으로 잘 알려진 스웨덴으로서는 전례 없는 들불에 대응이 쉽지 않았던 셈이다.
■아시아부터 북극권까지
이밖에 일본에서도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첫 2주간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1만2,000명 이상이 병원을 찾았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현지시간 23일 오후 2시16분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기온이 섭씨 41.1℃를 기록했다. 이는 그간 일본에서 관측된 기온 가운데 가장 높다. 이날 도쿄도 오메시도 최고 기온 40.8℃를 기록, 기상청 관측 이래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아프리카는 물론 북극도 이례적인 이상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알제리에서는 아프리카에서는 기록된 것으로는 최고로 보이는 섭씨 51.3도까지 기록할 지경이다.
북극권인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도 올해는 예외가 아니다. 북유럽 국가의 예년 7월 최고기온은 섭씨 15∼21도로 선선한 편이지만 올해는 30도를 넘기고 있다.
■원인은
이같은 지구촌 이상 고온의 원인으로 ‘열돔(Heat Dome)’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열돔은 지상에서 약 3~5마일 상공에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돔 형태의 막을 형성에 뜨거운 공기를 가둬놓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이상 고온과 열돔 등 현상에 대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유력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국립기상청(NWS)의 매슈 로젠크런스는 AP통신에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금과 같은 폭염이 과거보다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