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시도 소홀해선 안될 관광버스 안전

2018-07-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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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새벽 승객 30여명을 태우고 샌디에고 카운티 소재 팔라 카지노를 출발해 LA한인타운으로 오던 버스가 LA 다운타운 10번과 110번 교차점 인근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20여명이 다쳤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당국은 운전자 과로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사고는 연중 관광버스 운행이 가장 빈번한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버스 안전운행과 관련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고 있다. 승객 수십명씩을 태우고 달리는 대형버스는 사고발생 시 피해가 일반차량 교통사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2012년 12월30일 오리건 주에서 승객 40여명을 태운 채 달리던 한인여행사 관광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구르는 바람에 한인 5명을 포함, 9명이 숨졌던 참사는 아직도 한인들 뇌리에 생생하다. 2년 전에는 LA 인근 10번 프리웨이에서 대형 카지노 버스가 트럭과 추돌하는 바람에 승객 11명이 숨진바 있다.

이처럼 큰 인명피해를 내는 관광버스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규정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광버스 산업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 연간 이 버스들이 실어 나르는 승객 수는 1,000만명에 육박한다. 미국의 국내선 항공 승객수와 거의 맞먹는다. 이를 근거로 대형버스의 안전규정을 항공기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여름 휴가시즌이 시작되면서 승객들을 가득 실은 수많은 관광버스들이 매일 한인타운을 떠나고 있다. 짧게는 수백마일에서 길게는 수천마일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거리의 여정들이다. 그런 만큼 안전에 한시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버스 정비와 운전 수칙의 준수일 것이다. 특히 버스운전자로 하여금 규정시간 이상 운전토록 하는 무리한 운행은 절대 금물이다. 오리건 참사 버스의 운전자는 일주일에 90시간 이상 핸들을 잡았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관광버스를 이용한 여행이 쾌적한 경험이 되려면 이동 시에 승객들이 안전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빡빡한 일정에 맞추느라 급히 움직이는 버스는 승객들을 불안하고 피곤하게 만든다. 이런 사실을 감안해 관광회사들은 여행일정과 버스의 안전운행에 더욱 신경을 써 주길 당부한다. 또한 조금 귀찮더라도 버스 운행 중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승객 개개인의 몫임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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