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만 뜨면 스마트폰… ‘주의력결핍증’ 비상

2018-07-19 (목)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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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고교생 2,500여명 대상 조사결과

▶ 디지털 중독‘ADHD’유발 10% 높여

“고등학교에 다니는 10대 딸애가 스마트폰 중독이라 걱정입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잠시라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거나 우울해하기도 합니다. 한창 친구들과 만나 뛰어놀고,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할 나이인데 걱정이 큽니다”

미주에서 한인들에게 인기 높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한 한인 학부모의 고민 글이다. 이 글에는 본인의 아이 또한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해 외부와 고립되거나 불안 증세를 호소한다는 댓글들이 부지기수로 달렸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된 요즘 이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불안 및 주의산만 등의 증상을 걱정하는 한인 부모들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디지털 미디어 기기 과다 사용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한인 연구진 주도로 발표돼 10대 자녀를 둔 한인 학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미국의료협회저널(JAMA)에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 사용 빈도가 높은 청소년일수록 ADHD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일반 학생들에 비해 10%나 높게 나타났다고 18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연구는 USC와 UCLA, UC 샌디에고 연구진들이 협업해 LA 지역 내 2,500명 이상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들을 2년간 추적한 끝에 디지털 기기 사용과 ADHD간의 인과관계를 밝혀낸 것이다.

연구진들은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들 중 ADHD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던 학생들만 추려 6개월마다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SNS, 게임, 음악 스트리밍, 유트브 이용 등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를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서 ADHD 증상의 일종인 충동성, 주의산만함 등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저자인 USC 예방의학과 박사과정의 라채린 연구원은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디지털 기기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컨텐츠들은 대개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높기 때문에 아직 발달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ADHD 증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라 연구원은 이어 “지금까지 ADHD의 원인이 유전자와 같은 선천적 요소로부터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미디어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ADHD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인가정상담소의 안현미 카운슬링 매니저는 “최근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으로 상담소를 찾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학생들이 스마트폰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중독 원인 찾기 ▲부모와 자녀 간 유대관계 높이기 ▲대화시간을 늘리기 ▲스마트폰 대신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 찾기 ▲야외활동 늘리기 등을 조언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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