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구치소 포화 상태… 수감 한인들 ‘고통’

2018-07-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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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전역 한인 700여 명 추방재판 계류

▶ 수감자들 “옷도 못 갈아 입는 열악 상황”

이민구치소 포화 상태… 수감 한인들 ‘고통’

이민 구치소 상당수가 포화상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국경 인근 오테이 메사 이민 구치소의 모습. <박상혁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이민 구치소에 수감돼 추방절차를 기다리는 한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짧게는 3개월에서부터 길게는 1년 가까이까지 머물고 있는 이민 구치소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남가주 지역에서 가까운 빅터빌의 연방 교도소 시설이 체포된 이민자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사용되고 있는데 수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외부와 접촉할 수도 없이 수주간이나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기약 없이 수감되는 이민자들이 느는 등 열악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최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빅터빌 연방 교도소의 경우 최근 들어 불법체류 등 이유로 체포되는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내 이민 구치소 시설이 부족해 임시 이민자 수용 시설로 이용되고 있는데, 수용자들이 밀려들다보니 지난 달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수감자들이나 교정 직원들 모두 갈수록 상황 악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시라큐스대 사법정보센터(TRAC)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추방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이민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한인의 수는 지난 5월 말 현재 700여 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캘리포니아에만 25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1월부터 올 5월 말까지 기간 중 새로 이민 당국에 체포돼 추방 재판에 회부돼 이민 구치소에 수감된 한인들은 전국에서 128명이며 이중 43명이 캘리포니아 지역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구치소에 수감된 한인들은 불법체류 등 단순이민법 위반이 전체의 68.8%인 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범 14명(10.9%), 밀입국 10명(7.8%), 경범 9명(5.5%), 기타 7명(7.0%) 등으로 조사됐다.

상당수의 지역 이민 구치소들이 수용시설이 모자랄 정도로 수감자들이 가득 차면서 이들 한인 수감자들도 과거 2인이 수감됐던 방에 최대 6명까지 들어가는 상황이고, 또 한인 한인 수감자들은 언어도 통하지 않고 음식도 맞지 않아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주 이민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한인들을 만나고 온 한 변호사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로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이모씨는 수감 직후 자진출국 신청을 해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수개월째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이달 24일 한국 출국 명령을 받은 경우다. 구치소에 한국어 통역자도 없어 말도 안 통하고 음식도 맞지 않아 몸은 몰라볼 정도로 수척해진 상태라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또 5세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와 불법체류자가 된 25세의 김모씨는 운전도 하지 않고 주차장에 서 있다가 시민권자인 친구가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체포돼 추방재판에 넘겨진 상태이며, 심지어 최근에는 고교를 갓 졸업한 18세 한인 청소년도 추방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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