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리아부터 핵감축까지… 지구촌 난제 종합세트

2018-07-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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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푸틴 첫 공식 회동, 우크라·군축협정·북핵 등

▶ 합의도출 여부는 미지수

시리아부터 핵감축까지… 지구촌 난제 종합세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15일 핀란드 헬싱키의 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려 손을 흔들고 있다. [AP]

시리아부터 핵감축까지… 지구촌 난제 종합세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에 앞서 15일 크렘린궁에서 크로아티아의 콜린다 키타로비치 대통령과 만나 티셔츠를 선물받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에 나선다.

세계 각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강국 지도자 간 회담인 만큼 여러 갈등이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의제 하나하나가 수년째 돌파구 없이 사실상 방치된 난제인 까닭에 어떤 사안에서도 가시적인 합의가 도출될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이 푸틴 대통령의 자국 내 정치입지, 국제무대에서의 정통성 강화에 이용되는 데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을 내놓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수퍼파워처럼 국내에 홍보하고, 자신을 외교적 기피인물처럼 몰아세운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도 완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의제 자체가 지닌 무게가 무게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지구촌 곳곳의 갈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시리아 내전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부터 7년 넘게 지속하면서 35만여 명의 사망자, 수백만 명의 피란민을 내고 있다.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잔혹 행위, 정부군과 반군의 전쟁범죄 와중에 미국과 러시아는 계속 대립해왔다.

그러나 IS 격퇴전이 마무리돼가는 데다가 시리아 내전도 러시아가 지원하는 정부군 쪽으로 승기가 기울자 변화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2015년 내전에 개입, 패전 위기에 몰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구원해 전세를 뒤집은 뒤 이제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에 출범한 미국에서는 IS 격퇴전을 명분으로 파병된 미군의 철수를 저울질한다는 보도가 최근 자주 나왔다. 시리아 내전이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성향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그에 따른 갈등, 우크라이나 내전, 서방의 러시아 제재도 의제의 한 축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병합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라도 용인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더는 무기를 공급하지 말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경청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전임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양보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시아 성향을 주목, 크림반도 병합을 묵인하는 태도라도 보일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병합에 따라 러시아가 상실한 주요 8개국(G8) 지위를 회복시켜주는 방안도 거론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G7의 정상들이 모두 반대하는 사안이다.

■차세대 군축협정 재정비

크림반도 사태 이후 4년간 미국과 러시아의 대화는 단절됐고,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설까지 더해져 상호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우려를 사고 있는 부문이 세계 핵무기의 92%(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추산)를 차지하는 두 핵보유국의 충돌 가능성이다.

트럼프, 푸틴 대통령은 둘 다 공공연하게 핵전력 강화를 천명해 우려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은 올해 2월 ‘핵태세 검토보고서’에서 미국이 중대한 재래식 공격의 대상이 되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푸틴은 올해 3월 대선 유세를 겸한 국정연설의 절반가량을 신형 핵무기 자랑으로 채우며 미국으로 날아가는 핵미사일 영상까지 보여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핵 충돌을 막기 위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이행과 효력 연장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핵문제도 주요의제 될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중동, 우크라이나, 핵무기 감축 등을 정상회담 의제로 소개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에서는 북핵 문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NBC 방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상위 의제는 아니지만 상당한 관심을 얻으리라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영향력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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