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더 미국적 색으로” 트럼프 56년 역사 에어포스원 디자인 바꾸나

2018-07-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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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군청과 흰색’ 조합에 불만…더 미국적으로 빨강·파랑·하양 선호”

▶ “전 세계가 공감하는 역사적 상징을 왜 바꾸려 하나” 이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세기가 넘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의 디자인을 바꾸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를 만나 에어포스원용 보잉 747 여객기 2대를 들이는 40억 달러(약 4조5천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이런 뜻을 밝혔다.

에어포스원은 대통령이 타는 공군 항공기를 뜻한다. 대통령이 탑승하는 공군기는 모두 에어포스원이 되지만 전용기가 그 역할을 할 때가 잦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협상에서 지금까지 56년째 유지되고 있는 전용기의 색깔부터 갈아치우기를 원했다.

현재 전용기는 패션계에서 '로빈스 에그 블루'로 분류되는 선명한 군청색과 흰색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20세기 미국 산업디자인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레이먼드 로위가 1962년에 디자인했다.

현재 에어포스원을 장식하는 군청색은 미국에서 '재키 케네디 컬러'로 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가 미국을 상징하지 않는다며 '재키 케네디 컬러'는 무조건 안 되고 더 미국적인 색채를 쓰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강, 파랑, 하양이 들어간 디자인을 선호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공군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의 현재 색깔에 전 세계가 익숙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변경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통령 역사학자인 마이클 베첼로스도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현재 전용기 디자인이 미국의 상징으로 뿌리내린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록색 장식과 미국 독립선언문 초기본의 활자 꼴과 똑같은 'UNITED STATES OF AMERICA'(미합중국)이라는 글자를 보면 과거 대통령들의 수천가지 장면이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네디 대통령이 베를린 장벽에서 연설하기 위해 독일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러 중국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을 만나러 아이슬란드로 간 사례를 꼽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재벌로 활동할 때 쓰던 개인 전용기처럼 대통령 전용기의 침대를 더 크고 편안하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악시오스는 새 대통령 전용기가 2021년 1월 20일 전에는 운용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 연임해야 자신이 원한 것들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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