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랑스 ‘쟁패’ 크로아티아

2018-07-14 (토)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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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만의 정상 복귀냐, 역사상 첫번째 우승이냐

▶ 내일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서 운명 건 한판 승부

프랑스 ‘쟁패’ 크로아티아

결승 진출을 자축하는 프랑스의 폴 포그바(왼쪽부터), 사무엘 움티티, 아딜 라미. [AP]

프랑스 ‘쟁패’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팬들이 잉글랜드와 준결승 경기를 지켜보며 열광하고 있다. [AP]


‘투혼’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우승이냐, 아니면 젊은 ‘레블뢰 군단’의 20년 만의 정상 복귀냐.

지구촌 축구 챔피언을 가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이 15일 오전 8시(LA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테디엄에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대결로 킥오프된다. (TV-채널 11(FOX), KVEA)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독립국가로 사상 첫 월드컵에 나와 4강 신화(3위)를 썼던 크로아티아는 이번에 통산 5번째 월드컵 무대에서 역사적인 결승 진출의 업적을 쌓았고 이제 기세를 몰아 첫 우승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월드컵 트로피를 치켜든 나라는 브라질(5회), 독일, 이탈리아(이상 4회),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이상 2회),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이상 1회) 등 8개국뿐으로 크로아티아가 이 대열에 합류한다면 지구촌에서 단 9번째 월드컵 우승국이 된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투혼이 빛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조별리그에서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를 연파하고 16강에 오른 뒤 16강전(덴마크)와 8강전(러시아)에서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펼친 데 이어 잉글랜드와 4강전도 연장전에서 승리를 따내 월드컵 사상 최초로 3연속 연장전을 치르고 결승까지 오른 팀이 됐다. 러시아와 연장전부터 많은 선수들이 기진맥진해 팀 전체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처럼 보였지만 무서운 투혼과 저력을 보여주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특히 팀의 융화와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스타들이 가득한 팀들은 이미 해변에 가 있고 단단하게 뭉쳐 싸우는 팀들만 남았다”면서 “지난 10년간 우리들도 뛰어난 선수들은 있었지만 단합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이 팀에선 단합을 최고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달리치 감독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부상을 핑계로 교체투입을 거부한 니콜라 칼리니치를 팀에서 ?아내는 극약처방도 서슴지 않았고 감독의 비전을 이해한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결승진출의 신화를 썼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 1998년 자국 월드컵 때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년 만에 다시 정상 탈환 기회를 잡았다. 이번 대회 3골을 뽑아낸 ‘틴에이지 센세이션’ 킬리앙 음바페(19)와 벨기에와 4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사무엘 움티티(24), 미드필드의 핵 폴 포그바(25) 등 주전선수들 상당수가 25세 이하인 프랑스는 이번 대회 출전 32개국 가운데 평균연령이 나이지리아에 이어 가장 젊은 팀이다. 이번 대회 3골로 음바페와 함께 팀내 득점 공동 1위인 앙트완 그리즈만도 27세에 불과하다. 주전 선수 가운데 30대는 골키퍼 우고 로리스와 미드필더 블레이즈 마투이디,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 3명뿐으로 이들은 모두 31세다. 비록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경험 부족으로 인한 약점은 거의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단단한 팀이다.

프랑스의 사령탑인 디디에 데샹은 20년 전 프랑스가 월드컵 챔피언으로 등극할 때 팀 캡틴이었다. 이제 그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는데 만약 승리한다면 브라질의 마리오 자갈로,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에 이어 역사상 단 3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통산 5차례 맞대결에서 프랑스가 3승2무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 무대에선 딱 한 차례 만났는데 그게 바로 프랑스 월드컵 4강전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수비수 릴리앙 투랑이 2골을 뽑아낸데 힘입어 크로아티아를 2-1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당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린 투랑은 프랑스 대표로 총 142경기에 나섰는데 그의 A매치 득점기록은 바로 이 경기 2골이 전부였다.

프랑스는 올해 월드컵에서 총 5명이 득점을 올렸는데 그리즈만과 음바페를 뺀 나머지 3명(벵자민 파바르, 라파엘 바란, 움티티)은 수비수다. 공교롭게도 프랑스가 월드컵 무대에서 수비수 3명이 골 맛을 본 것은 역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마지막이었다. 프랑스 입장에선 좋은 조짐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최후의 승부. 과연 누가 웃을까. <예상: 프랑스 2-1>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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