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촌의 ‘조롱대상’ 된 칼리니치

2018-07-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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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체투입 불만으로 출장 거부했다 곧바로 퇴출

▶ 그 없이 뛴 크로아티아는 연일 투혼 결승 진출

지구촌의 ‘조롱대상’ 된 칼리니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부상을 핑계로 출전지시를 거부한 뒤 크로아티아 팀에서 쫓겨난 니콜라 칼리니치. <연합>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로 크로아티아 전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지만 이중 전혀 웃지 못하고 있는 한 명의 크로아티아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 칼리니치. 올해 30세로 이탈리아 명문 AC 밀란에서 뛰는 스트라이커인 그는 이번 월드컵에 당당히 크로아티아 대표로 뽑혔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교체멤버가 된 것에 불만을 품고 감독의 출장지시를 거부했다가 팀에서 쫓겨나 월드컵 경기를 집에서 TV로 지켜봐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 선수다. 더구나 그를 쫓아낸 뒤 22명만으로 월드컵을 치르고 있는 크로아티아가 당당히 결승까지 진출하면서 칼리니치는 지금 전 지구촌의 비웃음과 동정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가 월드컵에서 쫓겨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칼리니치는 지난 16일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후반 막판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라는 감독의 지시를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경기 후 “칼리니치가 얼마 전 브라질과의 평가전과 훈련 때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면서 “나는 항상 뛸 준비가 될 선수를 원한다. 뛸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는 필요 없다”고 대회 도중에 그를 팀에서 쫓아냈다. 이후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22명으로 남은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현지 언론들은 그가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출전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소식은 다른 많은 스토리들에 묻혀 그다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나 크로아티아가 16강전부터 3연속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연속 혈전을 치르면서도 팀 전체가 똘똘 뭉친 투혼으로 결승까지 오르자 전 세계 팬들은 당당히 대표팀에 선발되고도 얼마 전까지 함께 했던 팀이 월드컵 결승에 나서는 것을 집에서 TV로 지켜봐야 하는 칼리니치의 처량한 처지를 떠올리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칼리니치의 사진과 함께 “지금 심경이 어떠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다른 트위터 사용자도 “자기 나라가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는데 첫 경기에서 쫓겨난 칼리니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하고 조롱했고 또 다른 트위터는 “니콜라 칼리니치처럼 되지 맙시다”라고 적기도 했다.

심지어는 크로아티아에 패해 결승행이 좌절된 잉글랜드 팬들도 칼리니치로 인해 ‘위로’를 받고 있다. 한 이용자는 “오늘 아침 기분이 끔찍하겠지만 그래도 당신의 이름이 니콜라 칼리니치가 아닌 이상 최악은 아니다. 힘을 내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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