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준 담임목사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
지난 6월 28일 목요일 저녁 한국일보/라디오 서울 하와이 창간 46주년과 개국 18주년을 맞아 단절과 끊어짐이 없는 동그라미처럼 하와이 한인사회가 가족처럼 하나된 커뮤니티를 이루고자 하는 바램을 담은 '오하나 음악 대축제'의 한마당을 본 교회에서 가졌습니다.
특별히 이번 음악축제는 다른 곳에서 전문 음악인을 초청하여 열린 음악회가 아닌 출연진 모두가 순수 하와이 동포 예술인들의 참여로 이루어졌기에 말 그대로 '오하나'의 뜻인 '가족' 축제의 한바당이었다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오하나 음악 대축제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아마추어 동우회에서부터 전문 음악인에 이르기까지 그 실력과 전문성의 폭과 차이가 컸지만 어느 순간에도 그 차이와 폭으로 인해 불편하거나 눈살이 찌푸린 적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자신들만의 색깔로 스스로의 기쁨과 만족을 가지고 관객과 아름답게 호흡했던 즐겁고 행복한 음악축제였습니다.
나아가 이번 축제는 음악의 전문성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린 음악회였을뿐 아니라 음악 장르의 다양성과 세대간의 소통과 교류를 담은 어울림과 공감을 함께 나눈 축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모니타, 기타, 색소폰, 플룻과 합창 그리고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과 젊은 청소년으로부터 청장년과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나눈 음악의 향연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많은 간격과 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 간격과 틈의 차이로 인해 오해와 불신이 생기고 갈등과 다툼이 생깁니다.
국가, 정치, 사회, 문화의 갈등이 있고 더 나아가 계층간, 세대간, 성별간의 불신과 갈등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을 구성하는 실체인 인간의 본질 속에는 인간은 서로를 향하여 스스로 메꿀 수 없는 간격과 틈을 가진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인간사회와 관계 속에 존재하는 이 간격과 틈을 프랑스의 현대 예술의 거장 '마르셀 뒤샹'은 이를 '앵프라맹스(inframince)라고 불렀습니다.
'앵프라맹스'란 '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정도의 차이'라는 뜻의 신조어로 그 차이는 겉으로 식별하고 알채기 힘들정도로 미세하지만 사실은 그 미세한 차이가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 실존의 결정적인 차이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의 단어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앵프라맹스의 실존을 가진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서로 아무리 다가서도 빈틈과 간격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악수를 하고 뜨거운 포옹을 해도 어쩔 수 없이 너와 나를 가로막고 있는 틈새를 발견하고 안타까워 할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실존을 가진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이 실존의 빈틈과 간격인 앵프라맹스를 메꿀수 있도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 바로 '음악'인 것입니다.
음악을 통하여 인간의 실존의 틈과 간격을 메우고자 하는 의식을 가지고 기존의 공연과 달리 미세하고도 결정적인 차이를 표방하는 콘서트인 '앵프라맹스 콘서트'가 이곳저곳에서 열리고 있는 것은 인간 실존에 비추어보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앵프라맹스 콘서트'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개인과 사회에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다양한 주제와 문제의식을 발굴해 일반적인 공연과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개인과 사회의 이슈들을 함께 통찰하여 해결을 모색함으로써 한 발짝 더 우리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행복하고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음악과 예술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바로 앵프라앵스 콘서트입니다.
6월의 마지막 주간 하와이 한 여름 밤에 동포 사회의 빈틈과 간격을 메우고 하나된 한인사회를 염원하는 화합의 한마당으로 펼친 '오하나 음악 대축제'는 우리 마음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한 '앵프라맹스 콘서트'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