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맞대결서 이기는 팀이 8강 이후 스케줄 불리해

잉글랜드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AP]
이미 2승씩을 거둬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로 28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G조 1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 잉글랜드와 벨기에가 고민에 빠졌다. 이 경기에서 이겨 조 1위를 차지하는 것이 과연 유리한지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이미 양국 언론들은 모두 조 1위가 2위보다 향후 일정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국 BBC는 “잉글랜드 팬들은 벨기에에 패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자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과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당연히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실제 구상은 다를 수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1, 2차전에 나서지 않은 선수 중에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자격이 있는 선수가 있다”고 벤치 멤버의 활용을 예고했고, 마르티네스 감독도 간판 골잡이 로멜루 루카쿠를 두고 “발목 부상이 심하지 않지만 잉글랜드전 출전은 힘들다”고 말했다.
G조 1, 2위와 16강전을 치를 파트너를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H조의 일본, 세네갈, 콜롬비아 세 팀의 3차전이 끝나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양팀의 관심사는 16강 상대가 아니라 8강 이후에 쏠려 있다.
BBC는 “잉글랜드가 G조 1위를 차지하고, 16강전에서도 승리하면 ‘브라질-멕시코전 승자’와 8강을 치르며 4강까지 오른다면 우루과이, 포르투갈, 프랑스, 아르헨티나 중 한 팀과 맞붙는다”고 전했다. 모두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막강한 전력을 갖춘 팀이다.
하지만 2위로 올라갈 경우 8강전 상대는 스웨덴-스위스전 승자가 되며 여기서 이기면 스페인, 러시아, 크로아티아, 덴마크 중 한 팀과 4강전을 치른다. 모두 강팀이지만, 조 1위로 나설 때 상대할 팀에 비하면 중량감이 떨어진다.
특히 한국이 속한 F조의 혼란이 잉글랜드와 벨기에의 셈법을 더 복잡하게 했다. 당연히 조 1위가 될 줄 알았던 독일이 탈락하고 스웨덴이 조 1위가 됐기 때문이다. 독일이 1위로 올라왔더라면 당연히 8강에서 독일을 만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G조 1위를 노렸겠지만 뜻밖에 스웨덴이 1위로 올라오면서 이제는 조 2위가 더 편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이기려 하지 않는 경기를 할 수도 없다. 프랑스와 덴마크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에 관심이 없는 듯 한 소극적인 경기를 하다 팬들의 집중 비난을 샀다. 지금 잉글랜드와 벨기에는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