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넣고” 오사코가 “막고” 일본은 이겼다… 10명 뛴 콜롬비아에 2-1

2018-06-20 (수)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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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시작 3분 만에 상대선수 퇴장-페널티킥 ‘겹 행운’ 잡아

▶ 원톱 오사코 결승골 뽑아내고 막판 결정적 수비까지 맹활약

“넣고” 오사코가 “막고” 일본은 이겼다… 10명 뛴 콜롬비아에 2-1

일본의 오사코 유야(가운데)가 후반 28분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AP]

“넣고” 오사코가 “막고” 일본은 이겼다… 10명 뛴 콜롬비아에 2-1

일본의 오사코 유야(가운데)가 후반 28분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AP]


“넣고” 오사코가 “막고” 일본은 이겼다… 10명 뛴 콜롬비아에 2-1

일본이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2-1로 꺾고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란에 이어 두 번째로 승리를 따낸 아시아 팀이 됐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콜롬비아에 1-4로 완패했던 빚을 갚은 것은 물론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남미 팀을 꺾는 기록도 세웠다.

19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일본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오사코 유야가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로 이어진 첫 번째 찬스를 만들어낸 뒤 후반 결승골까지 터뜨리는 활약에 힘입어 경기 대부분을 10명으로 뛴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일본은 이날 폴란드를 2-1로 꺾은 세네갈과 함께 H조 공동선두로 올라서며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일본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이날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큰 행운을 얻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후방에서 높이 넘어온 볼을 오사코가 콜롬비아 수비수와 몸싸움 끝에 따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만들어냈고 비록 그의 첫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으나 뒤따르던 가가와 신지가 튀어나온 볼을 다시 빈 골문을 향해 때렸다.


이때 콜롬비아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는 얼떨결에 오른팔을 뻗어 볼을 막아냈지만 그것은 차라리 막지 않은 것만 못한 ‘재앙’이 됐다. 일본에 페널티킥을 내줬을 뿐 아니라 그는 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해 콜롬비아는 이후 전 경기를 수적 열세라는 핸디캡을 안고 뛰어야 했다. 이어진 페널티킥을 가가와가 성공시키면서 일본은 한 번에 찬스로 1-0 리드와 수적 우위까지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는 행운을 얻은 것이었다. 산체스는 이번 대회 15번째 경기에서 처음으로 퇴장을 당한 선수로 기록됐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데다 수적 열세라는 핸디캡까지 떠안았지만 콜롬비아는 그냥 주저앉을 팀은 아니었다. 라다멜 팔카오를 앞세워 반격에 나선 콜롬비아는 팔카오가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골문 정면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때리는 등 수차례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31분에는 윙포워드 후안 콰드라도를 빼고 윌마르 바리오스를 투입해 등 수적 열세 속에서 균형을 되찾기 위한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러고는 마침내 전반 39분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일본의 반칙으로 페널티박스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후안 킨테로가 영리한 프리킥으로 일본 골문을 열었다. 킨테로는 일본 수비벽이 프리킥 순간 공중으로 점프할 것을 노려 왼발 프리킥을 땅볼로 깔아 찼고 볼은 일본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가 뒤늦게 몸을 던지며 볼을 잡아냈지만 볼은 이미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선 뒤였다. 골라인 테크놀로지를 통해 킨테로의 득점은 확인됐다.

콜롬비아는 이 골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렸지만 수적 열세까지 돌이킬 수는 없었다. 후반 들어 일본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콜롬비아를 압박해갔다. 후반 9분 오사코의 슈팅과 12분 이누이 다카시의 슈팅이 모두 골키퍼에 막혔지만 흐름은 완전히 일본 쪽으로 넘어갔다.

콜롬비아는 후반 14분 동점골의 주인공 킨테로를 빼고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인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일본은 25분 선제골을 뽑은 가가와를 대신 베테랑 혼다 게이스케를 투입하는 승부수로 맞섰는데 결과적으로 일본의 승부수가 통했다. 후반 28분 얻은 왼쪽 코너킥을 혼다가 왼발로 올리자 골문 앞에서 오사코가 수비수들 사이를 헤집고 솟아올라 정확한 헤딩으로 콜롬비아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 필사적으로 반격에 나선 콜롬비아는 후반 33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오른쪽 코너 플랙 근처에서 제퍼슨 레르마가 일본 수비수 2명 사이로 절묘한 노룩 백힐 패스를 골문 쪽으로 연결했고 이를 로드리게스가 잡아 골문 오른쪽에서 노마크 상태로 완벽한 슈팅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로드리게스가 때린 회심의 왼발슛은 순간적으로 달려온 오사코가 뻗은 오른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을 벗어났고 큰 위기를 넘긴 일본은 결국 2-1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선제골로 이어진 찬스를 만들어내고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막판 결정적인 수비로 콜롬비아의 동점골을 막아낸 오사코는 당연히 경기 MVP로 선정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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