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 대륙이 절반 차지, 아프리카 증가세 최고
▶ 아시아 지역 신자 76%, 필리핀·인도에 집중돼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단이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명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를 방문했다. <연합>
가톨릭 신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13억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미주 지역 가톨릭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교황청 통계처가 최근 발표한 ‘2018 교황청 연감’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는 12억9900만명으로 전년도 12억8500만명에서 1.1% 증가했다. 2016년 영세자 수는 1620만명이었다. 하지만 신자 증가세는 2010~2015년 평균 1.5%보다 낮은 것이다. 신자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낮아 복음화율은 17.73%에서 17.67%로 떨어졌다.
대륙별로는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한 미주 지역 신자가 48.6%로 가장 많았고, 아프리카 신자 수도 2010년 1억8500만명에서 2016년 2억2800만명으로 23.2% 증가했다. 아시아의 신자 수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76%의 신자가 필리핀(8500만명)과 인도(2200만명)에 집중돼 있다.
주교 수는 5353명으로 2015년의 5304명에서 소폭 늘었다. 사제 수도 41만4969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0.7% 증가했다. 하지만 교구 사제는 늘었지만 수도회 사제는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회 사제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중미 지역을 빼면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다.
남자 수도자는 전년도에 비해 3% 감소한 5만2625명을 기록했다. 대륙별로 유럽이 1만5390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주(1만4818명)와 아시아(1만2320명), 아프리카(8731명), 오세아니아(1366명)가 뒤를 이었다. 여자 수도자도 65만900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8.7% 감소했다. 신학생 수도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신학생 수는 11만6160명으로 전년도 11만6843명보다 0.6% 감소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필리핀과 우리나라의 신학생은 줄어든 반면 베트남은 전년도보다 48.3%나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신학생 수도 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생명운동본부는 16일 서울 가톨릭회관 앞 광장과 명동성당 등에서 제7차 생명대행진 행사 및 미사를 갖고 낙태죄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남자와 여자의 몸이 단순히 생물학적 기능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인격적 존재인 것처럼, 배아와 태아의 몸도 한낱 세포덩어리가 아닌 인격적 존재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극단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사회의 한계에 우리 공동의 책임이 있다”며 “하지만 낙태는 좋은 것이 아니며,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성명을 통해 “태아는 산모의 일부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라며 “태아를 죽게 만드는 것은 명백한 살인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법이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동을 용인할 때 그 법은 잘못된 것이며, 윤리적 판단을 왜곡하게 만든다”며 낙태죄는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의사 A씨가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이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사건의 공개변론을 지난달 24일 열고 심리에 돌입했다.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며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천주교는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100만여명의 서명과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하는 등 낙태죄 폐지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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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