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변이 붉은색이면 방광염·콜라색은 사구체신염 의심을

2018-06-12 (화)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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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세 이상 혈뇨땐 요로암 검사, 비누 푼듯 거품 많고 악취 나면, 콩팥에 ‘문제’ 생겼다는 적신호

▶ ■  소변 색으로 하는 셀프 건강체크

소변이 붉은색이면 방광염·콜라색은 사구체신염 의심을
어른 주먹 크기의 콩팥(신장) 두 개는 하루 종일 우리 몸속 혈액을 걸러낸다. 인체에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은 재흡수하고 노폐물은 배출한다. 콩팥에서 여과되는 하루 평균 180ℓ의 혈액 중 99%는 체내로 다시 흡수되고 1% 정도만 몸 밖으로 배출된다. 바로 소변이다.

콩팥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혈액의 재흡수 과정에도 이상이 생긴다. 배출돼서는 안 될 영양분이 빠져나가거나 몸속 노폐물을 잘 걸러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소변의 색이나 투명도·냄새·거품 정도 등에 갑작스런 변화가 나타났다면 콩팥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소변의 색을 통해 건강이상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정상적인 소변은 맑고 옅은 황갈색을 띤다. 갑자기 붉어졌다면 혈뇨를 의심해볼 수 있다. 혈뇨 증상을 보이는 질환은 급성 신우신염(신장이 세균에 감염된 질환)이나 방광염 같은 요로 계통의 감염과 결핵·암·결석 등이 있다. 특히 40세 이상 성인이 혈뇨를 본다면 요로 계통의 암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한다. 고열과 오한이 있는 상태에서 혈뇨가 동반된다면 급성 신우신염이나 방광염의 가능성이 높다.

소변이 갈색으로 짙어졌다면 간 기능이상이 우려된다. 간세포 손상이나 담도 폐색에 의해 황달이 생기면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소변에 녹아들어 소변 색이 갈색으로 변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무리한 운동을 하고 갈색 소변을 본다면 횡문근이라는 근육이 녹는 질환(횡문근 융해증)일 가능성도 있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급성 콩팥손상까지 발생할 수 있기에 근육통과 함께 갈색 소변을 본다면 우선 수분 섭취를 늘린 뒤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소변이 투명하지 않고 뿌옇거나 흐린 것도 감염의 징조다. 급성 신우신염이나 방광염 등 요로 계통의 염증성 질병이 있을 경우 백혈구와 세균의 영향으로 소변 색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변이 갑자기 콜라색으로 변한다면 콩팥의 여과 부위인 사구체에 염증 반응이 생긴 사구체신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류동열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사구체는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필터로 여기에 염증에 생기면 콜라색 혈뇨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급성 혹은 만성 사구체신염으로 콩팥 기능이 더욱 나빠질 수 있으니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변 거품이 마치 비누를 풀어놓은 것처럼 많거나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단백뇨는 혈액을 여과하고 재흡수하는 콩팥 기능이 떨어질 경우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소변의 냄새에도 신경 쓰는 편이 좋다. 소변에는 요산과 암모니아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심한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면 방광 등이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고려해봐야 한다. 요로계를 감염시킨 세균이 증식하면 소변 속 노폐물을 분해해 톡 쏘는 악취의 암모니아를 생성할 수 있다. 다만 소변 냄새가 조금 진해진 정도라면 수분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으니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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