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 “김신욱 선발은 ‘트릭’” 발언 논란
▶ 전력노출 방지에 신경 쓰다 잃는 것 많아 우려

‘여우’라는 별명이 있는 신태용 감독은 전력노출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AP]

볼리비아와 평가전에 나선 한국 대표팀. <연합>
누구를 속이려고 했을 때 ‘이것이 속임수요’라고 중도에 고백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7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이 끝난 뒤 손흥민 대신 김신욱을 선발 투입한 이유를 “트릭(속임수)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략이 눈속임이라고 공개한 것은 물론 한 걸음 나아가면 김신욱을 주전으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작전이 속임수였다고 ‘고백’한 것을 넘어 특정선수를 쓰지 않겠다는 의사까지 밝힌 것은 사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어서 일각에선 비판적인 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신태용 감독의 ‘트릭 발언’은 상대 팀에 혼란을 주기 위해 한 번 더 비튼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 여러 가지 전술을 늘어놓은 뒤 곳곳에 ‘이건 속임수’라고 표시를 하면 상대로선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이날 선수들에게 원래 자신의 번호가 아닌 위장번호를 달게 하기도 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상대에 혼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과연 이런 신태용 감독의 ‘트릭’들이 ‘신의 한 수’가 될 지, ‘자충수’가 될 지는 결국 두고 봐야 알 것지만 현재까지 보면 신의 한 수 보다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력을 숨겨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인해 너무도 많은 것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력으로 평가전을 치르지 않아 국민의 실망감과 비난을 자초했고, 선수들은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자신감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 더구나 전술의 완성도를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평가전에서 그동안 준비한 전술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떻게 전술을 테스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게 전력노출이 걱정된다면 애당초 평가전은 왜 잡았느냐 하는 의문까지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팀 분위기가 가라앉다보니 선수들의 사기도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볼리비아전 막판에 정우영과 손흥민이 언쟁하는 듯한 모습이 TV화면에 포착돼 선수들간 불화설까지 제기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오해”라고 밝혔지만, 팀 내 분위기는 미묘해질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이렇게 열심히 ‘트릭’을 썼지만 ‘트릭’의 대상인 스웨덴과 독일은 이날 경기에 단 한 명의 관계자나 취재진을 보내지 않았다. 한 마디로 한국 팀에 별 관심조차 없는 모습이다. 물론 추후 경기 테이프를 확보해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한국 입장에선 다소 맥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오는 11일 벌어지는 세네갈과 마지막 평가전은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한다. 이 경기는 관중들은 물론 취재진까지 입장시키지 않은 채 완전한 비공개로 진행된다. 양국이 전력 노출을 꺼려 합의로 결정한 것이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F조에서 16강 진출을 다투고, 세네갈은 폴란드, 콜롬비아, 일본과 같은 H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러시아 입성 전 마지막으로 실전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전술을 테스트하는 경기고 세네갈 역시 일본을 꺾기 위한 방안으로 스파링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작전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시간에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차근차근 준비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과연 이런 신 감독의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