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시 특목고 입학시험 결국 폐지되나

2018-06-04 (월)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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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블라지오, 뉴욕시 특목고 다양성 확대방안 발표

▶ SHSAT 폐지 3년간 순차적 시행

뉴욕시 특목고 입학시험 결국 폐지되나

3일 드블라지오 시장이 JHS292중학교에서 뉴욕시 특목고 입학시험 폐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뉴욕시장실>

7학년 영어.수학 등 성적 최우수자 우선 선발
8개 특목고 강력 반발...주의회 승인 남아

한인 학생들도 다수 재학 중인 스타이브센트와 브루클린 텍 등 뉴욕시 특수목적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뉴욕시 특목고 입학시험’(SHSAT·Specialized High School Aptitude Test)이 결국 폐지될 전망이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과 리차드 카랜자 뉴욕시교육감은 3일 브루클린 JHS 292중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뉴욕시 특목고 다양성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뉴욕시는 3년 안으로 SHSAT를 완전 폐지하는 대신, 7학년 때의 영어와 수학, 소셜 스터디, 과학, 주 수학(state math), 영어(ELA) 점수를 특목고 입학생 선발기준으로 삼아 각 중학교의 성적 최우수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개인 시험 성적이 아닌 뉴욕시 모든 중학교의 성적 최우수자들에게 특목고의 입학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뉴욕시는 SHSAT 폐지를 3년 동안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인데, 첫 해에는 각 중학교의 성적 최우수자 상위 3%를 특목고에 선발하고 나머지는 SHSAT 성적 우수자로 선발하며, 2년 차에는 중학교 성적 상위 5%를 선발하고 나머지는 SHSAT 성적 우수자로, 3년째 에는 중학교 성적 상위 7% 선발하고 SHSAT는 전면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학교 시험 성적으로만 선발되는 특목고 입학생은 전체의 90~95%를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5~10%는 사립학교나 타주에서 온 전학생, 공립학교 학생 중 평균 이상의 성적을 받았지만 상위 7%에 들지 못한 학생들로 채워지며, 선발은 추첨을 통해 이뤄진다.

또 뉴욕시는 최근 SHSAT 폐지를 골자로 한 법안(A10427-A)을 발의한 찰스 배론 뉴욕주 하원의원과 협력해 주의회에서 관련 법안의 통과를 촉구할 방침이다. SHSAT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뉴욕주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욕시에서는 공립학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의 특목고 진학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SHSAT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뉴욕시는 SHSAT이 폐지되면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의 입학율이 45%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여학생의 입학률 역시 현재 44%에서 60%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롱스 지역은 특목고 입학생이 4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또 뉴욕시는 2019년도 9월 가을학기부터 특목고 입학 커트라인에 근접한 점수를 받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여름 교육 수료 후 입학의 기회를 주는 ‘디스커버리’(Discovery) 프로그램을 확대, 각 특목고 입학생의 20%를 차지하도록 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학업성적이 뛰어난 아이들이 특목고에 입학할 공정한 기회를 받지 못하면서 뉴욕시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SHSAT 폐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SAT 폐지 계획이 발표되자 스타이브센트, 브롱스과학고, 브루클린 텍 등 8개의 특목고는 즉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
스타이브센트고교와 브루클린텍 동문회는 합동성명서를 내고 “특목고 시험 폐지에 강력 반대하며 대체 입학기준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중학교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지 않은 매우 복잡한 입학 기준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특목고 입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안 학생들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SHSAT 폐지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상원의원은 이날 특목고 시험 폐지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이 특목고 시험에 합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들 모든 가정에게 모욕적이다”며 “저소득층 학생들이 입학 기회의 갖지 못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특목고에 재학 중인 수많은 아시안 학생들이 저소득층 가정 출신이다”고 강조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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