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라와 카리우스의 눈물…허무하게 날아간 ‘클롭의 우승 꿈’

2018-05-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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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클롭 감독, 유럽클럽대항전 준우승만 3번째

살라와 카리우스의 눈물…허무하게 날아간 ‘클롭의 우승 꿈’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우승 트로피 옆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쯤 되면 '준우승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굳어지는 형세다.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잉글랜드)의 위르겐 클롭(51·독일) 감독이 심각한 '준우승 징크스'에 빠졌다.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NSC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전에서 1-1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후반 교체 투입된 개러스 베일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1-3으로 패했다.


리버풀의 결승전 패인은 두 가지로 꼽힌다.

팀 최고 스트라이커로 떠오른 모하메드 살라(이집트)의 부상과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독일)의 두 차례 치명적 실수였다.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32골을 꽂아 득점왕을 차지한 살라는 이번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맞설 리버풀의 '최강 병기'로 손꼽혔다.

하지만 살라는 전반 26분 만에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와 몸싸움을 펼치다 함께 넘어지는 과정에서 어깨를 다쳐 전반 31분 만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경기 초반 뛰어난 기동력을 앞세워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괴롭혔던 리버풀의 공격은 살라의 '부상 교체'를 신호탄으로 급속하게 가라앉았다.

힘겹게 전반을 0-0으로 마친 리버풀은 후반 초반 생각지도 못한 골키퍼 카리우스의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후반 6분 페널티지역에서 볼을 잡은 카리우스는 동료에게 손으로 패스하려던 순간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에게 볼을 빼앗겨 실점했다.


카리우스가 볼을 던지려는 찰라 벤제마가 발을 내뻗었고, 카리우스의 손을 떠난 볼은 벤제만의 발에 맞고 골대로 굴러 들어갔다.

카리우스는 후반 44분에도 베일의 중거리포를 제대로 막지 못해 쐐기 골을 내줬다. 골키퍼 정면으로 강하게 날아온 볼은 카리우스의 손을 스치고 득점이 됐다.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볼이었지만 카리우스는 펀칭을 할지 잡아야 할지 판단을 제대로 못 해 볼을 흘리면서 '기름 손'이라는 오명을 써야만 했다.

리버풀이 준우승에 머물면서 클롭 감독의 유럽클럽대항전 우승의 꿈도 또다시 날아갔다.

클롭 감독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이끌고 2012-2013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섰지만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에 1-2로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2015-2016 시즌에는 리버풀을 이끌고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세비야(스페인)와 맞섰지만 1-3으로 패해 준우승했다.

이런 가운데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해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1-3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또다시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유럽클럽대항전에서만 3차례나 준우승하는 속 쓰린 경험을 한 클롭 감독은 2015-2016시즌 잉글랜드 리그컵에서도 준우승하는 등 2011-2012 독일 포칼 우승 이후에는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해 '준우승의 사나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지 못했다.

클롭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밤 결과는 최고의 각본이 아니었다"라며 "이번 시즌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결승에 진출하면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 우리가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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