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자동차 ‘관세폭탄’ 무역갈등 재점화

2018-05-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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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상무부에 고율관세 검토지시

▶ 관세 현실화땐 소비자^한국업계 타격

미국, 자동차 ‘관세폭탄’ 무역갈등 재점화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최고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수출선적 부두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들. [연합]

도널드 프럼프 행정부가 세탁기와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단섬유까지 ‘관세폭탄’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무역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 보호무역 조치 대상이 자동차로까지 확대되면서 미국발 세계 무역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수입산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조사할 것을 검토하라고 연방상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올해 3월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할 때 적용한 법률이다. 이번에는 자동차가 관세 부과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산 등 수입차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소비자들의 비용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현재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는 세단 등 일반 차량 2.5%, 픽업트럭 25% 수준이다. 트럼프 정부는 수입차에 대해 최고 25%의 관세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수입 자동차가 미국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된다. 상무부가 수입차가 미국의 안보를 저해할 위협이 있다고 판단을 내리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90일 이내에 수입 규제, 관세 부과 등 조처를 할지 최종 결정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4분의 1은 수입차다. 미국 시장 전초 기지 역할을 하는 멕시코가 가장 많은 차량을 미국에 팔고 있고 캐나다, 일본, 독일, 한국이 그 뒤를 잇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2017년 연간 수출액은 자동차 146억5,100만달러, 자동차부품 56억6,600만달러로 전체 수출(686억1,100만달러)의 21.4%, 8.3%를 각각 차지했다.
미국은 한국 자동차업계에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해외시장이다. 전체 수출 시장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미국의 관세부과 움직임에 한국 자동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산 자동차가 예외로 인정받지 못하면 업계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또 한국산 ‘미세 데니어 폴리에스테르 단섬유’(Fine denier PSF)에 최대 45%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연방상무부는 24일 한국, 중국, 인도, 대만 등 4개국에서 수입한 미세 데니어 PSF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거쳐 이같이 최종 판정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4개국 수출 업체들이 공정한 가격보다 낮게 미세 데니어 PSF를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부과된 관세율은 0∼45.23%로, 지난해 12월 나온 예비판정과 같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부과 명령 시행으로 미국 내 철강 제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급등했다. 미국의 철강 수입이 올 들어 15%나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국내 가격은 크게 올랐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가 시행된 5월 1일 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입 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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