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말부터 비정상적 느껴, 미 정부 심각상황으로 인식
▶ 쿠바서 21명 질환때와 비슷
주중 미국영사관의 한 직원이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뇌손상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돼 연방 정부가 중국에 체류 중인 자국 시민들에게 건강경보를 발령했다고 AP와 로이터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주 베이징 미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광저우 영사관에 파견됐던 한 미국인 공무원이 2017년 말부터 올해 4월 사이 “다양한 신체 증상”을 보고한 뒤 추가 검진을 위해 미국으로 최근 송환됐다.
검진 결과 이 직원의 증상은 가벼운 외상성 뇌손상(MTBI)과 일치한다고 대사관 측은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대사관에 전해왔으나, AP와 로이터 등 외신들의 취재에는 답하지 않고 있다.
국무부는 이날 중국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이메일 공지를 보내 “중국에서 한 미국인 공무원이 최근 감지하기 힘들고 희미하지만, 비정상적인 소리와 압력의 감각을 느꼈다 보고했다”며 “미 정부는 이런 보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소리’에 시달렸다는 이번 사건은 최근 쿠바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원인 불명의 뇌손상과 청력 손실 등을 겪은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쿠바에서는 지난해 5월을 전후로 미국대사관 직원들과 가족 일부가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21명이 다양한 질환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부는 청력이 영구적으로 손실되거나 뇌진탕에 걸리기도 했다.
이 사건을 두고 쿠바 정부의 음파 공격설, 전자기 무기설, 스파이 장비의 결함설 등의 다양한 이론이 제기됐으나 아직도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방 정부는 보복 조치로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