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기자와 인터뷰 “설치계획 철회 없다”
▶ 20여개 한인단체 7일 긴급대책 회의

4일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본보 기자에게 한인타운 노숙자 셸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시가 LA 한인타운 한복판의 버몬트와 7가 인근 시영 주차장에 노숙자 셸터를 설치하겠다고 기습 발표한데 대해 한인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3·4일자 보도)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이같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설치 방안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가세티 시장은 4일 LA 시청 앞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 한인타운 노숙자 셸터 설치 계획과 관련해 “노숙자들이 한인타운 길거리에서 살고 있는데 이는 방치하면 안 되는 상황으로 비즈니스와 주민들, 치안에 악영향을 준다”며 “어떠한 그룹의 의견도 들을 수 있지만 무조건 반대 보다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리가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인 등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가 없어 한인사회의 반발이 큰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반대) 하나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즉, 한인들의 반발 여론이 일부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가 반대하면 노숙자 셸터 설치 계획을 철회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가세티 시장은 ‘노(No)’라고 부정하면서 재차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한 커뮤니티에 하나의 목소리만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가세티 시장의 입장은 한인사회의 분위기와 동떨어진 것이어서 한인들의 반발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노숙자 셸터 한인타운 설치 논란과 관련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인 단체들과 상당수의 한인 주민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해 반대 운동을 조직화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LA한인회와 LA한인상공회의소, LA 평통,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 등 20여개 단체들은 오는 7일 LA 한인회관에서 긴급 단체장 회의를 열고 대처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회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한인타운 주민들과 비즈니스들이 직접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주민공청회를 시장과 시의장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 3일 각각 시장실과 시의장실에 송부했으며 이어 4일에도 이같은 요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청원사이트인 ‘체인지’(www.change.org/p/mayor-garcetti-lacity-org-stop-city-of-los-angeles-from-building-the-emergency-homeless-shelter-in-koreatow)에는 LA 한인타운 노숙자 셸터 설치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이 개설돼 하루만에 1,700명에 달하는 한인들이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리아타운 보이스’ 웹사이트(www.koreatownvoice.com)도 개설돼 반대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에도 관련 페이지(www.facebook.com/No-Shelter-in-Koreatown-624282231257969)가 개설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인들이 결집에 나서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미씨 USA에서는 6일 오후 2시에 LA 한인타운 버몬트 선상 윌셔와 7가 사이에서 반대 의견을 표출하는 평화시위를 실시한다는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LA시 관계자에 따르면 4일 가세티 시장실과 허브 웨슨 시의장실은 한인들의 반발 여론이 빗발치자 주민공청회가 아닌 설명회 형식의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기로 확정하고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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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