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숙자 텐트에 불 총영사관에 번질뻔

2018-05-02 (수) 12:00:00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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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텐트에 불 총영사관에 번질뻔

지난달 30일 LA 총영사관 옆 도로변의 노숙자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출동한 소방관들이 긴급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LA 한인타운을 비롯한 시 전역에 몰려드는 노숙자들로 인한 안전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LA 총영사관 옆길 뉴햄프셔에서 노숙을 하던 홈리스가 불을 피우다 화재가 발생, 소방차량이 출동해 긴급 진화하는 사태까지 발생, 노숙자 관련 안전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30분께 영사관 주차장 옆인 뉴햄프셔길에서 노숙을 하던 홈리스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길을 지나던 행인들이 노숙자 텐트에서 시작된 불을 발견하고 신고해 불길이 영사관 주차장 등 인근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으로 번지는 것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LA 총영사관 측은 “다행히 불길을 초반에 잡아 인명피해 등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라며 “노숙자 텐트와 그 안의 물품들이 전소됐으며, 공관 주차장 외벽만 그을리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총영사관이 건물에는 많은 한인들이 업무를 보고 있어 화재가 번졌을 경우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날 화재 이전에도 홈리스들로 인한 화재는 타운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지난 2월9일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의 한인 의류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건물 옥상 주차장에서 홈리스들이 불을 피우다 화재가 발생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LA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빈 주택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2층짜리 주택이 전소하는 사고로 인해 주변 주택가와 아파트에 거주하던 한인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보다 앞선 6월에는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인 신발 물류창고가 노숙자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의 방화로 건물 일부가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지난 3월 2028년까지 노숙자 문제를 완전 해결하겠다며 ‘홈리스 제로’ 이니셔티브의 시행을 선포하며 노숙자 문제 해결에 3억7,4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나, LA 지역의 노숙자 수는 지난 6년간 계속 늘어나 3만2,000명에서 5만5,000명으로 75%나 증가하는 등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인타운을 포함한 고급 콘도 인근까지 홈리스 텐트가 들어서, 거리에는 부패한 음식, 오물까지 흔하게 발견돼 주민이 불쾌해하고 불안함 속에서 지내고 있는 데다 묻지마 폭행과 화재가 발생하는 등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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