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시 공무원 5명 중 1명 “성희롱 당한 경험”

2018-04-25 (수)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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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신고접수는 극소수에 불과

▶ 절반이“성희롱 관련 상담부서 몰라”

LA시에 성희롱이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정부기관에서 조차 성희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성희롱을 당한 공무원들의 피해신고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시 정부에 따르면, LA 시 공무원들에 대한 성희롱 경험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 공무원 18%가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5명 중 1명이 성희롱 피해를 당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15년간 접수된 LA 시 공무원들의 성희롱 피해신고는 300건에 불과해 4만5,000명여명이 넘는 공무원이 근무하는 LA시 정부 내 성희롱 범죄 보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4일 LA타임스에 따르면 LA시 인사과가 최근 LA시 공무원 4,205명을 대상으로 업무 중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의 745명인 17.7%가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15.2%에 해당하는 공무원 639명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목격한 적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인 48%는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 부서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찾는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특히 929명은 성희롱 관련 소식을 듣고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LA시가 지난 10년간 처음으로 공무원을 상대로 성희롱 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성희롱이 만연해 있는데도 피해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성희롱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 폴 크리코리언·누리 마르티네즈 시의원은 시 정부에 공무원 및 일반 시민들이 성희롱 범죄를 접수할 수 있는 핫라인과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으나 실현되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 2013년 누리 마르티네스 의원과 허브 웨슨 LA시의회 의장은 지난 2013년 직장내 성희롱과 관련, 매니저급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얼굴을 맞대고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었다.

하지만 현재 1만명 수준인 매니저급 공무원들만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만 교육을 받도록 조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폴 크리코리언 시의원은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했지만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사례가 너무 많은 것과 신고하지 않은 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마르테네스 시의원은 “이번 설문조사는 성희롱 피해사례 신고에 대한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라며 “성희롱을 당했을 때 어떻게 상담사를 찾고 피해신고를 하는지 공무원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교육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 LA 시정부는 공무원들의 성희롱 예방과 상담 프로그램 교육을 추진하기 위한 공무원 사회의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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