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철강 휠·금고 업체 “대중국 관세 부과 확대해야”

2018-04-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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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력한 업종 단체들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중소기업들은 그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5일(한국시간 기준) 보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비스킷 오븐과 굴착기, 인공 치아를 포함해 1천300여 종의 중국산 수입품이 관세 대상으로 정해진 뒤 다음 달 11일까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USTR이 접수한 업계의 의견은 160건에 육박하며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소매연맹, 정보기술산업협회를 포함한 100여 개 업종 단체들이 연대해 관세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관세 부과 대상에 품목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 휠(steel wheel)과 금고 등을 제작하는 중소기업들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생산비가 오른 데 반해 중국 경쟁사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메리카나 디벨럽먼트의 제프리 피졸라 최고경영자(CEO)는 "경쟁이 공정하도록 테이블과 무대의 균형을 바로 잡자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전부"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오하이오주와 조지아주, 인디애나주에 모두 400명의 직원을 두고 정원 관리용 기기와 레저용 차량(RV), 트레일러에 사용되는 철강 휠을 생산하고 있다.

아메리카나 디벨럽먼트와 유타주의 금고 제작사인 챔피언 세이프는 USTR에 보낸 소견서에서 철강 구매비가 25% 늘어나 동종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들에 부당한 가격 우위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챔피언 세이프의 레이 크로스비 사장도 경쟁하는 땅이 고르지 않다면 100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유타주의 공장을 닫고 중국으로 건너가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대형 냉장고와 냉동고의 패널 고정용 조임쇠, 경첩 등을 생산하는 케이슨 인더스트리도 중국산 동종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USTR에 전달했다.


이 회사의 벌 핑클스타인 부사장은 중국의 경쟁사들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덕분에 자사보다 낮은 비용으로 철강을 구매해 완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로 가는 것이 훨씬 쉽지만 쉬운 길을 택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형광등 안정기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카고의 레이디오닉 인더스트리도 중국산 자기식 안정기에 대해 최고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제프리 윈튼 사장 겸 CEO는 "이들 제품의 관세를 대폭 인상한다면 우리의 생산과 매출 규모가 분명히 늘어나고 더 많은 미국인의 고용을 끌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무역기구 사무차장과 USTR 부대표를 지내고 현재 전국해외무역위원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루퍼스 에르자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관세 범위를 확대하라는 목소리는 보호무역 정책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반대세력의 우려를 오히려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주장들이 "모든 품목에 관세를 올리는 메커니즘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철강 휠과 금고는 현재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다만 미국 상무부가 지난 17일 중국산 철강 휠을 대상으로 반(反)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피졸라 CEO는 지금과 같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여건에서는 생산과 인력을 감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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