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금이 떠날 적기…아듀!”

2018-04-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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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간 아스날 이끈 명장 벵거 감독, 사퇴 발표

▶ 2년 연속 챔스리그 진출 실패로 사임 압력 가중

“지금이 떠날 적기…아듀!”

22년 만에 아스날 지휘봉을 내려놓는 아르센 벵거 감독. <연합>

지난 22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가 아스날을 이끌었던 ‘명장’ 아르센 벵거(69·프랑스) 감독이 사퇴를 발표했다.

벵거 감독은 20일 아스날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신중하게 고민하고 협의한 끝에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내려오는 게 가장 적당한 시점이라고 느꼈다”라며 “많은 세월 동안 아스날을 이끌 특권을 가졌던 것에 감사한다”고 사퇴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헌신과 진실함으로 팀을 이끌어왔다”라며 “팀을 특별한 구단으로 만들어준 스태프와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팬들은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후원해주기를 바란다. 아스날에 대한 나의 사랑과 지지는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96년 10월1일 아스날 사령탑을 맡은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3차례(1997-98, 2001-02, 2003-04), FA컵 7차례 우승(1997-98, 2001-02, 2002-03, 2004-05, 2013-14, 2014-15, 2016-17), FA 커뮤니티 실드 7차례 등 아스날에 총 17개의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다. 특히 2003-0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6승12무(승점 90)로 ‘무패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를 발판 삼아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감독’에 15차례나 선정됐고, ‘올해의 감독’에도 3차례(1998·2002·2004)나 오르면서 세계적인 명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아스날이 정규리그에서 지난 2004년 이후 14년 연속으로 우승에 실패했고 지난해와 올해 모두 상위 4위내에 오르지 못해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불발되면서 벵거 감독은 아스날 팬들로부터 강력한 사퇴요구를 받아왔다. 팬들이 트럭에 ‘벵거 안에서 우리는 녹슬고 있다’, ‘지금이 벵거 감독 퇴진의 적기’라는 문구들이 쓰인 대형 광고판을 싣고 런던 시내를 질주하며 퇴진을 압박했다. 또 경기장 상공에 벵거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단 경비행기까지 띄우는 등 퇴진 운동의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아스날은 이번 시즌에도 리그 6위에 그쳐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친 것은 물론 유로파리그 2차 예선 출전권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에 몰렸고, 결국 벵거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22년 만에 아스날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물론 현재 유로파리그 4강에 올라있는 아스날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하면 유로파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한편 아스날의 후임 감독으로는 애제자인 파트리크 비에이라(42) 뉴욕시티FC 감독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벵거 감독이 후임 감독으로 비에이라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벵거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에이라가 언젠가 아스날을 맡을 잠재력을 가졌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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