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드시 탑디비전에 살아남겠다”

2018-04-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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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승격팀 생존율 0% 월드챔피언십 첫 출전서 최소 2승-잔류 도전

▶ 캐나다, 미국, 핀란드 등 세계 최강들과 한 조로 ‘미션 임파서블’나서

“반드시 탑디비전에 살아남겠다”

백지선 감독은 세계 최상위 디비전인 월드챔피언십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연합>

백지선 감독 절박한 출사표

올림픽보다 더 험난한 월드챔피언십 여정을 떠나는 백지선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출사표를 밝혔다.

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 달 3일 덴마크 헤르닝에서 열리는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월드챔피언십(탑 디비전)에 출전한다.


한국(세계랭킹 18위)은 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B조에 속해 캐나다(1위), 핀란드(4위), 미국(6위), 독일(7위), 노르웨이(9위), 라트비아(13위), 덴마크(14위)와 맞붙는다. NHL 선수들이 부분적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한국이 도전해야 할 ‘세계의 벽’은 NHL이 불참한 평창동계올림픽보다 더 높아졌다.

2승 이상을 거둬 월드챔피언십에 잔류한다는 목표를 세운 ‘백지선호’는 오는 23일 출국, 결전지 입성에 앞서 슬로바키아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전열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대표팀 국내 선수들의 자율 훈련이 진행된 19일 안양 빙상장에서 백 감독을 만났다. 귀화 외국인 선수들은 슬로바키아에서 대표팀과 합류할 예정이다.

백 감독은 “월드챔피언십에는 올림픽 때와는 달리 NHL 선수들이 출전하고, 일정도 빡빡해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올림픽 때보다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다른 어떤 종목보다 국가별 실력차가 크다. 이 때문에 세계선수권도 6개의 디비전, 즉 6부 리그로 나눠서 치러진다. 6부 리그 가운데 최상위 디비전인 월드챔피언십은 올라가기도 어렵지만 잔류하는 것은 더 어렵다. IIHF가 현행 세계선수권 포맷을 확정한 2012년 세계선수권 이후, 디비전1 그룹A(2부리그)에서 승격한 팀이 월드챔피언십에서 살아남은 예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한국이 이제 ‘월드챔피언십의 높은 장벽’ 앞에 서는 것이다.

백 감독은 “2승 이상을 거둬 잔류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며 “또 우리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이처럼 높은 레벨에 도전해봐야 한다. 우리가 더 성장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2부리그 승격 팀의 생존 확률이 0%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승격 팀들 모두가 겪어야 할 도전”이라며 “우리는 잔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월드챔피언십에 나서는 한국의 엔트리는 평창올림픽 때와 거의 대동소이하다. 평창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췄던 라인 거의 그대로 이번 월드챔피언십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하나 변수가 있다.

바로 김원중이다. 대표팀에서 3∼4라인 라이트윙으로 뛰며 궂은일을 도맡았던 김원중은 안양 한라 소속으로 치른 2017-1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에서 득점을 책임지는 1라인 라이트윙으로 변신해 대성공을 거뒀다. 김원중은 플레이오프 8경기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아시아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챔피언에 올려놓고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백 감독은 “김원중은 1차원적인 선수가 아니다. 그는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우리 팀에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대표팀에서도 그를 1라인 공격수로 활용할 수 있는지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우리는 올림픽을 목표로 4년간 훈련해왔다. 월드챔피언십은 일종의 보너스 같은 느낌이지만 마음가짐은 올림픽 때만큼이나 절박하다”며 “반드시 잔류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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