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직장내 성폭력 대거 수면 위로

2018-04-18 (수) 12:00:00
크게 작게

▶ 가정상담소 ‘소리’ 프로젝트 출범 후 핫라인 피해신고 급증

▶ 의료기관 성추행 사례도

지난달 28일 한인가정상담소가 성폭력 피해자 지원 프로젝트 ‘소리’를 공식 출범한 이후, 한인사회 여기저기에서 성폭력 피해 사례가 신고되면서 한인사회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 숨어 있던 ‘미투’의 물결이 요동치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 측은 지난달 소리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상담소 핫라인으로 피해 사례를 호소하는 상담 전화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카니 정 조 소장은 “2016년, 2017년 2년 동안 한인가정상담소에 접수된 성폭력 피해자 상담의 대부분은 가정 내에서 일어난 성폭력인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소리 프로젝트 출범 이후 핫라인으로 걸려온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 사례는 이전과 달리 직장 내 또는 공공장소에서 일어난 사례였다”고 전하며 한인사회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전까지는 경찰이나 변호사 등이 상담소로 피해자의 심리상담을 의뢰한 경우가 많았다면, 소리 프로젝트가 생긴 이후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일간 한인가정상담소 핫라인으로 성폭력 피해 상담을 한 피해자 8명 중 6명은 직장내 관계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직장에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대부분은 업무시간 내 사무실이나 회의실 등을 비롯해 회식 장소나 노래방 등에서 부적절한 접촉이나 성적인 발언이 행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또는 의료기관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입었다고 상담한 사례도 있었다.

한인가정상담소가 주관하는 ‘소리’ 프로젝트는 성폭력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도와 ▲심리 상담 ▲경찰서, 병원 동행 ▲안전계획 수립 ▲법률서비스 지원 ▲예방 및 재발 방지 교육 ▲위기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한인가정상담소는 상담소 카운슬러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3일부터 2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40시간 성폭력 피해자 지원 전문가 교육을 시행하며, 27일 오후 6시30분에는 아버지학교와의 협력으로 한인 목회자들을 위한 ‘데이트 폭력 및 성폭력 예방 세미나’를 개최한다.

핫라인 전화번호 (888)979-3800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