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깨진 창으로 여성승객 몸 순식간에 빨려들어…

2018-04-18 (수) 12:00:00
크게 작게

▶ 산소 마스크 떨어지고, 비행기는 수직 하강

▶ 승객들 공포의 도가니, 필라델피아 공항 불시착

깨진 창으로 여성승객 몸 순식간에 빨려들어…

17일 고도 3만 피트 상공 운항중 폭발한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의 엔진이 심하게 파손돼 있다. [AP]

“비행기 이륙 후 20분쯤 지났을 때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다. 산소 마스크가 눈앞으로 떨어졌고, 비행기는 급격히 하강했다. 탑승객 모두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러댔고, 비행기 안은 혼돈 그 자체였다”

17일 뉴욕에서 텍사스주 달라스로 향하기 위해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이 운항 중 엔진이 폭발하며 추락 위기를 겪다 가까스로 비상착륙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이 비행기에 탑승해 있던 마티 마르티네스는 CNN을 통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이같이 묘사했다.

승객 143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이 보잉 737 여객기는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께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출발해 달라스의 러브필드 공항으로 향하던 중으로 고도 3만 피트로 날고 있던 중이었다.


이륙 후 20분쯤 지나 폭발음이 들렸고, 왼쪽 날개 엔진이 터지면서 작동이 멈췄다. 엔진의 금속 파편이 튀면서 창문이 깨졌고, 기내 기압이 급속도로 떨어졌다. 승객들은 일제히 비상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여객기 내 상황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마르티네스는 “또 다른 폭발음과 함께 비행기 창문이 깨졌고, 창가에 탑승한 여성 승객의 몸이 창밖으로 빨려 들어갔다. 옆에 탑승했던 남성이 그녀의 몸을 붙잡고 그녀의 몸이 빨려 들어가지 않게끔 가까스로 지탱했다. 그녀의 몸에 상처가 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고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승무원들과 승객들이 재킷과 여러 물건들로 뚫린 창문의 틈을 메우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모든 물건이 창밖으로 날아갔고, 창틈으로 연기가 새어 들어왔다”고도 전했다.

사고 당시 마티 마르티네스는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을 통해 비행기 안에 벌어진 일을 생중계했고, 영상에는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는 승객들의 아찔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우리 비행기에 뭔가 잘못됐다. 추락하고 있다. 비상착륙이다. 뉴욕에서 달라스로 가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라고 올렸다.

다른 탑승자 크리스토퍼 존슨은 “비행기가 거의 직각으로 하강하는 위기의 순간에서 조종사가 승객들에게 필라델피아로 향하는 중임을 알렸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비행기는 관제 유도를 받아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무사히 비상착륙했고, 마르티네스는 “마침내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모든 탑승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살아있음에 감사했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 소방국에 따르면 부서진 엔진에서 항공유가 새어 나와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히며,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 한 명이 사망하고, 일곱 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숨진 한 명은 깨진 창문 옆에 앉아있던 여성으로 추측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